환호성 가득했던 'MAMA'의 5시간..문화교류의 장으로 성장

입력 : 2013-11-23 오전 2:46:34
[홍콩=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와~와~'.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 아레나를 채운 1만 여명의 관객들은 빅뱅, 투애니원(2NE1), 엑소(EXO), 크레용팝, 이승기 등 국내 스타들이 등장할 때마다 목이 찢어져라 끊임없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 귓속말을 해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현장의 함성은 강렬했다. 표를 구하지는 못했음에도 현장을 찾아 취재진에게 "표를 원한다"는 아시아 팬들도 적지 않았다. 무대를 보고 싶어하는 이들의 눈빛은 진심으로 간절해 보였다.
 
이렇듯 22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 'MAMA'(Mnet Asian Music Awards)의 5시간은 한류의 위상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올해 5살이 된 'MAMA'는 그간의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올해 최고의 무대구성으로 아시아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명분과 실리를 챙기는 영리한 수상으로 국내 팬들의 공감을 샀다.
 
현장을 찾은 가수들은 완벽한 퍼포먼스로 K-POP의 위상을 한층 더 드높였으며, 일부 가수들은 해외 가수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MAMA'를 단순한 시상식이 아닌 문화의 교류의 장으로 만들었다.
 
◇'MAMA' 자우림-투애니원-엑소 무대 (맨위부터)(사진제공=M.net)
 
고심한 흔적이 뚜렷했던 팩토리 무대구성
 
이번 'MAMA'는 '음악 에너지를 통해 꿈을 현실로 만드는 가상의 공장'이라는 콘셉트로 출발했다. 그 콘셉트는 기계와 시스템을 연상시키는 무대구성으로 이어졌다.
 
양 옆 원형의 브라운관과 기계를 연상시키는 무대는 다른 콘서트에서 보기 힘든 신선함을 안겼다.
 
배경 영상을 활용해 틀을 깨고 나오는 모습을 퍼포먼스와 연동한 오프닝 역시 'MAMA'가 매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지점이었다. 
 
'MAMA' 관계자는 "그간의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올해는 우리가 갖춘 시스템을 통해 결실을 맺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며 "이러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제작진의 고심이 컸다"고 밝혔다.
 
◇크레용팝-비-곽부성-트러블메이커(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M.net)
 
K-POP의 힘이 느껴졌던 퍼포먼스
 
자우림과 이하늘, 박재범, 엑소의 멤버 키가 구성한 첫 무대부터 마지막 무대인 스티비 원더와 효린, 곽부성의 콜라보레이션까지 모든 무대가 눈과 귀를 강렬히 자극했다.
 
조명과 빠른 무대 변경을 이용한 무대 연출은 흠 잡을 곳없이 치밀하게 이뤄졌으며, 'MAMA'만을 위한 가수들의 퍼포먼스 또한 현장을 뜨겁게 했다.
 
트러블메이커(현아+장현승)과 인피니트가 꾸민 무대는 반전의 스토리가 담겨 감탄을 자아냈고, 노르웨이판 싸이라 불리는 일비스(Ylvis)와 크레용팝의 '빠빠빠'는 귀여움과 웃음을 함께 안겼다.
 
엑소의 '으르렁'과 '늑대와 미녀'는 신인의 패기를 역동적인 칼군무로 전달했고, 비는 할리우드에 진출한 스타는 다르다는 듯 여유있는 모습으로 인상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자리에 앉아있는 이효리와 소녀시대를 일으켜 세우는 등 마치 무대를 가지고 노는 빅뱅의 퍼포먼스는 여전했고, 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와 곽부성, 효린의 무대는 문화 교류의 장이라는 의미를 넘어서는 감동을 전달했다.
 
무대에 오른 스타들은 완벽한 무대로 엄청난 경쟁을 뚫고 힘겹게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보람을 느끼게 했다.
 
◇패리스힐튼·지드래곤-정우·고아라-에이핑크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사진제공=M.net)
  
명분과 실리를 챙긴 'MAMA'
 
이날 'MAMA'를 찾은 국내 스타들은 수 없이 많았다. 무대를 꾸민 빅뱅, 비, 투애니원, 엑소, 인피니트, 크레용팝은 물론 이효리, 소녀시대, 버스버스커, 에일리 등 수상만을 위해 현장을 찾은 가수들도 있었다.
 
특히 무대를 꾸민 가수들은 확실히 강력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음이 환호성으로 전해졌다. 취재진 사이에서도 제작진이 현지 조사를 치밀하게 했다는 의견이 모아질 정도였다.
 
더불어 이보영, 정우, 고아라, 한지혜, 송지효, 고수, 김종국, 유세윤 등 시상을 위해 찾은 배우들과 방송인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런닝맨'에 출연중인 송지효와 김종국이 등장했을 때 쏟아졌던 함성은 아시아지역에서의 '런닝맨' 인기를 실감케 했다.
 
다양한 스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풍성했던 현장이었다.
 
또한 눈길이 갔던 지점은 올해의 노래상의 수상자로 조용필이 선정된 대목이었다. 현장을 찾지 않은 조용필에게 주요 부문이라 불리는 올해의 노래상을 준 부분은 국내 팬들의 공감을 사고, 'MAMA'의 권위를 세우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이날 현장은 무서울 정도로 강렬했고 공감을 사기에도 충분했지만, 중간 중간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아이코나 팝(ICONA POP)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CL의 무대는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았으며, 주로 체육시설로 활용되는 AWE에서의 음향은 마치 레이저를 쏘는 듯 깨끗한 음질을 선사하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올해의 'MAMA'는 그 어떤 해보다도 성장했고, 이전부터 고수했던 문화교류의 장으로서 한층 더 다가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살 'MAMA'는 올해보다 내년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5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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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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