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트위터글' 공소장 변경되면 공판에 어떤 영향?

공소장 변경·유죄 인정되면 원세훈 前원장 양형 가중
'실제 행위자' 특정 안 되면 입증 곤란..검찰에 불리

입력 : 2013-11-25 오후 4:30:30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혐의로 재판 중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에서 검찰이 '트위터글 범죄사실'을 추가해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한 것은 벌써 두 번째다.
 
지난달 30일 법원은 국정원 직원의 '정치·선거관여' 트위터글 5만6000여건'에 대한 검찰의 1차 공소장 변경 신청을 "기존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된다"며 받아 들였다. 그런데 검찰은 여기에 더해 지난 20일 트위터글 121만건을 추가해 2차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재판부는 검찰의 2차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한 허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며, 이날까지 검찰에게 범죄사실이 특정된 자료를 제출할 것을 명했다.
 
재판부가 지난 공판에 검찰에 특정을 요구한 부분은 '트위터 글에 대한 실제 행위자', '이전 공소장 증거목록에서 2만여건의 트위터 글이 빠진 근거', '추가와 제외의 기준', '트위터 글 중 실제 텍스트 2만6000여건이 몇 차례 반복됐는지'에 대한 정리 내용이다.
 
◇법원, 28일 2차 공소장 허가 여부 결정
 
재판부는 오는 28일 특별기일을 열어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물론 법원이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반드시 '유죄'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지만, 유죄로 판결이 난다면 '양형'에 있어서는 크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당한 지시에 의해 움직였는지, 또 그로 인해 커지는 피해 규모는 불리한 양형요소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트위터글 121만여건을 '포괄일죄'로서 원 전 원장의 기존 공소장에 추가해 달라며 낸 공소장 변경 신청을 재판부가 이번에도 받아들일지 주목되는 이유다.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검찰에게 공소장을 다듬어 올 것을 요청한 것을 두고, 사실상 공소장 변경을 허가해 준다는 뜻이나 다름 없다는 관측도 있다.
 
1차 공소장 변경 신청 허가 당시에도 기존 공소사실과 '트위터글'을 함께 심리하기로 한 재판부가 이번에만 트위터 활동을 추가로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검찰 역시 1차 공소장 변경이 이뤄짐으로써 유죄에 훨씬 근접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소장 변경' 허가가 '유죄', '불리한 양형'으로 연결되려면 검찰의 혐의 입증이 우선이다.
 
◇재판부 "구체적 내용 특정해야"..변호인 "방어권 보장 제약"
 
문제는 트위터 글이 국정원 직원 소행이라는 점을 검찰이 우선 입증해야 하는데, 앞선 공판에서 재판부는 "어떤 글을 누가, 언제 실행했는지 특정하라"고 검찰에게 지적한 바 있다.
 
변호인도 "국정원 직원의 실명을 특정하지 않아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제약이 있다"며 "또한 공소장만 봐서는 누가 언제 어떻게 했다는건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1차 공소장 변경 신청 당시에도 검찰에게 구체적 실행 행위자가 누구인지 등을 특정해 자료를 내라고 했고, 이번 추가 공소장 변경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앞서 재판부가 지적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검찰이 신속히 내지 못할 경우, 혹여 공소장 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지더라도 혐의 입증 여부가 문제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법원 인사를 고려해 재판부가 내년 1월경 재판을 마무리할 의중을 내비친 가운데, 2차로 신청한 공소장 내용의 구체화가 늦어지면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6월 기소된 원 전 원장에 대한 공판과정이 중반을 넘어선 상황에서, 이번 검찰의 2차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한 법원의 허가 여부는 절정으로 치닫는 '분수령'인 셈이다.
 
2차 공소장 변경 신청의 허가 여부를 결정 짓는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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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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