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25일 내란음모 혐의를 받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공판에서 변호인 측은 제보자 이모씨 증언의 신빙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했으나, 제보자는 "녹음파일을 들어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김정운) 심리로 진행된 이 의원 등 7명의 공판에서 변호인 측은 제보자 진술에 대해 추측에 근거한 발언으로 번복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3월초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후 상황을 '혁명의 결정적 시기'로 보고 전쟁대비 3대 지침을 하달했으나 해당 발언을 실제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녹취록을 보면 이 의원은 "지금 냉정하고 객관적인 상태를 보면 우리의 역량이 생각보다 아쉽단 거예요. 이걸 다 지금이라고 준비하자"고 말했었다.
또 비밀회합 이후 권역별 토론회에서 나온 참석자들의 발언은 구체적인 실행 결의를 다진 것이 아니라, 의견 개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제보자는 당시 회합에 '혁명조직'(RO)의 중앙위원회와 노동팀이 참석했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했는데,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조직이라고 반박했다.
이씨는 변호인의 계속되는 질문에 "조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거듭 말하지만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RO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씨는 중앙위의 존재를 상부에서 확인한 바는 없지만 2011년 왕재산사건이 터진 뒤 당시 지휘성원인 홍순석씨(구속)에게서 "왕재산은 중앙위도 없는 허술한 조직"이라는 말을 듣고, "RO는 중앙위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상부에서 집회참가 지시를 받고서 현장에서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을 보고 단위별로 묶여 활동한다고 예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이 의원의 '혁명의 결정적 시기' 발언에 대해 "내용으로만 보면 준비기라고 볼 수밖에 없으나, 거듭 말하지만 전쟁시기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권역별 토론 당시 조직원이 전쟁계획을 논의하지 않았다는 데 대해 "실질적인 메뉴얼이나 지침에 대한 합의나 결의는 없으나, 준비하고 실천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제보자는 "미국이 한반도 공격하면 같은 민족으로서 북을 도와주자"는 말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면 미국의 월가나 정가를 공격하는 게 맞지, 국가 주요시설을 '터치'(공격)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이어 "5월10일 이 의원의 발언에서 확인했다. '위기는 뭔 위기야 전쟁이야'라고 말했다.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 진행중이라는 걸 강조한 걸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공판에선 양측의 공방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증인이 "총기 제조 등에 관해 당당하게 말했다"고 말하자, "당당한 건지 음흉한 건지.."라고 지적했다.
이에 제보자와 검찰이 발끈하며 항의했고, 재판부는 변호인 측을 향해 "증인을 모독하는 발언은 삼가라"고 경고했다.
또 제보자는 진술 도중 "발언을 하면, 피고인 측에서 '톡톡'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항의했다. 이씨와 이 의원 등 피고인 사이에는 가림막이 설치된 채 증인신문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발언을 방해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증언을 방해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진화에 나섰고, 피고인들은 "움직이면서 소리가 난 것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수원지법(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