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소비자단체가 겨울철 필수생활가전으로 자리한 에어워셔 시중 제품의 공기청정 성능이 미흡하다며, 업계에 과장광고 자제 및 품질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관련업계는 에어워셔라는 새로운 제품에 맞지 않는 기존 방법에 의한 조사 결과라며 즉각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며 부글부글 끓는 모양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국내 공인시험규격에 따라 공기청정 성능을 시험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27일 시중에서 판매 중인 8개사 에어워셔 제품에 대한 성능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에어워셔 제품의 공기청정 성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소비자시민모임이 밝혔다. (사진=뉴스토마토)
소시모에 따르면, 시험대상 8개 중 에어워셔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가습청정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삼성전자(AC-36PHSAWK)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제품의 미세먼지 및 유해가스 제거능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닉스의 WSS-109BBA, 위니아만도의 AWE-25PTOHR, LG전자의 LAW-B041PW, 쿠쿠전자의 CHA-4012F, 리홈의 LNH-DS520WT, 벤타의 LW-25, 동양매직 VSH20H 등이다.
소시모는 "에어워셔 제품은 자연기화 가습기임에도, 많은 업체들이 마치 공기청정 성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면서 "에어워셔 제품이 공기청정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소비자가 오인하도록 광고하는 것에 대해 개선해줄 것"을 요구했다. 7개 제품 중 위닉스는 제품 광고시 '공기청정' 기능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소시모 발표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번 테스트는 공기청정 능력 시험이 습도가 증가하게 되는 환경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실시한 것으로, 오차가 크고 부정확하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일반 공기청정기 시험시에는 습도 변화가 없지만 에어워셔의 경우 습도가 증가해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계측기가 수분을 미세먼지로 인식하게 돼 실제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
결과적으로 에어워셔가 '습식' 공기청정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공기청정능력 시험은 필터식, 건식, 전기집진식 같은 공기청정기와는 달라야 한다는 게 관련업계 주장이다.
이에 대해 소시모는 국내에 가습기 제품만을 위한 공기청정성능 시험 규격은 없는 상태로, 현재 공기청정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유일한 국내 공인시험규격인 공기청정기 시험규격(KS C 9314)에 의해 성능을 시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소시모 발표에 함께 나선 김태성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 같은 업계 반발에 대해 "에어워셔 근처나 가습 출구에서 바로 농도를 측정했으면 그럴(먼지에 수분이 잡혔을) 가능성이 있지만 실험 공간 중간에서 전체 농도가 어떻게 줄어드느냐를 측정했기 때문에 수분의 영향은 크게 없다"고 반론했다.
김 교수는 이어 "수분을 제거하고 측정하는 방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큰 오차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험대상에 '에어워셔'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삼성전자 자연가습청정기가 포함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같은 대형업체와 소비자단체가 결탁해 중소업체를 찍어내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소시모 측은 이에 대해 "비교군으로 삼성제품을 넣은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앞서 소시모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에어워셔 제품 제조업체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에 따라 일부 제조사는 소시모의 요구에 따라 에어워셔 제품 광고 내용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