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4층 강당에서 이건호 은행장이 최근 잇달아 발생한 비리횡령 의혹에 대한 입장 발표에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News1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27일 갑자기 예정에도 없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건호 행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본점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해 국민은행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잇달아 불거진 사건과 관련해 이른바 '반대 세력'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은 부정했다. 다만 이 행장은 "이런 상황에서 채널따져 행동하는 직원은 없을 것"이라면서 내부를 향해 강력한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9월 적발된 도쿄지점의 1700억원대 부당대출 사건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번진 가운데 최근에는 본점에서도 수년간 90억원의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현금으로 횡령해간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이 행장은 이러한 상황을 인정했다. 그는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존립하는 은행으로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었다"며 "당국과 협조해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근본적인 쇄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행장은 "자체적으로도 원인과 책임 규명하는 작업 중이다. 명명백백하게 어디에 누구에게 잘못이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사태를 수습한 후 조직 내부에 책임자가 있다면 철저하게 묻겠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무엇보다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와 관련해 고객에게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다하겠다"며 "최근 금융사고는 몇몇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은행장을 포함한 2만2000여명 직원의 책임임을 통감하며,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