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동시주총..합병 최종승인(종합)

현대제철, 고로 3기 및 상·하공정 구축..초대형 일관제철소로 탈바꿈

입력 : 2013-11-29 오후 1:51:06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분할합병이 최종 승인됐다. 이로써 포스코에 이어 두 번째 초대형 제철소가 탄생하게 됐다.
 
오는 12월31일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합병을 완료하면 제선에서 제강, 연주를 거쳐 열연강판 생산뿐 아니라 하공정 제품인 냉연강판까지 생산하는 상·하공정 통합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지난 9월 3고로 가동에 이어 완벽한 일관제철소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오랜 숙원이 풀리게 됐다.
 
냉연사업부문이 추가되는 내년부터는 연간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조원으로 외형도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의 수직계열화 작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현대제철은 이번 합병을 계기로 세계 일류 철강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오전 10시 동시간대에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각각 인천과 울산에서 현대하이스코의 냉연강판 제조 및 판매부분에 대한 분할·합병 승인 안건 관련해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 모두 찬성으로 합병 안건을 최종 승인했다.
 
양사 합병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전체 정족수의 3분의1 이상이 참석하고,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우려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대하이스코의 주가 하락이 합병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지난달 합병 결의 이사회 당시 양사는 주식매수청구권의 가격 기준을 현대제철은 주당 8만2712원, 현대하이스코는 4만2878원으로 제시했다.
 
이사회 이후 현대제철 주가는 매수청구 기준을 웃돌아 28일 종가 기준 8만3200원을 기록했지만, 현대하이스코는 4만450원으로 거래가 마감됐다. 현대하이스코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냉연사업 부문을 내줌에 따라 실적 개선 및 성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됐다.
 
양사가 책정한 반대매수 청구권 지급 금액은 현대제철이 5000억원, 현대하이스코가 2000억원으로, 현대하이스코의 경우 전체 지분의 5.82%에 해당한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이날 열린 임시주총에서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모두 시작 30분도 채 되지 않아 순조롭게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다음달 12월31일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내년 1월24일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명실상부한 일관제철소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지난 9월 3고로 가동에 이어 하공정에 해당되는 냉연사업까지 추가되면서 쇳물부터 자동차강판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현대제철이 쇳물로 열연강판을 생산하면 이를 현대하이스코가 매입해 냉연공정을 거쳐 자동차강판으로 생산했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생산 단계가 줄면서 비용 감소 및 생산 효율성 증가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고대했던 자동차생산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됐다.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된 것은 물론 계열사 간 거래 비중이 높은 탓에 제기됐던 ‘일감몰아주기’ 지적에서도 자유롭게 됐다.
 
냉연사업 추가로 매출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제철은 매출 14조1464억원, 영업이익 8718억원을 기록했다. 냉연사업 합병으로 연간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양사의 합병 승인으로 조직 및 인사개편도 단행될 전망이다.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을 현대제철이 흡수하는 만큼 현대하이스코 냉연설비가 있는 당진공장과 순천공장 생산·관리 인력, 그리고 잠원동 서울사무소에 있는 영업인력의 재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도 기존 인력과 현대하이스코 신규 인력의 업무가 중복될 경우 조직 및 인사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울러 연말 임원인사 시즌이 시작된 만큼 임원 인사에도 양사 임직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상황이다. 최근 잇달아 터진 인명사고에 대한 책임도 이번 인사를 통해 물을 것이란 게 그룹 안팎의 전언이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경(사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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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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