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준영기자]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돌연 '이혼소송'에 휘말리면서,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 전무는 지난 11일 부인 임세령씨로부터 5천억원의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이혼소송을 당했다.
불법 경영권 승계 등 이른바 삼성사건의 대법원 선고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전무의 이혼 소송은 삼성그룹에 큰 충격파를 주고 있다.
가뜩이나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1조원에 가까운 적자로 침울했던 삼성그룹은 '설상가상'이라는 분위기다.
이건희 전 회장이 1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이혼소송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까지 나오면서 삼성의 처지는 더욱 난처해지고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혼은 사생활 문제인만큼 경영권 승계 문제와 직접 연결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관측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쉽게 볼 일만은 아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송 과정에서 이 전무의 도덕성 문제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를 경우 경영권 승계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최근 혁신적인 인사를 통해 포스트 이건희 시대 체제의 청사진을 준비해 왔다.
지난달 16일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은 이건희 전 회장과 함께 삼성을 이끌던 '애니콜 신화'의 주역 이기태 부회장과 반도체 분야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인 황창규 사장을 퇴진시켰다. 대신 이재용 전무와 친분이 두터운 최지성 사장과 이인용 부사장을 전진배치시키며 후계구도를 위한 물밑 작업을 벌여 왔다.
삼성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른바 '삼성사건'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터져나온 '이혼소송'은 분명 악재"라며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가 최소한 상당기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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