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대권 재도전을 시사한 같은 당 문재인 의원에게 2일 원색적인 고강도 비난을 쏟아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미이관과 관련해 "문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선 타령이 웬 말이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조 최고위원은 특히 "저는 여든 야든 강경파가 득세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문 의원과 친노(親盧·친 노무현)계 전체를 싸잡아 비판했다.
"지금까지 강경파에 의해서 장외투쟁이나 NLL 등 여러 부분들이 대다수 국민들과 당원들의 뜻에 따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을 매우 높여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문 의원과 친노를 '강경파'로 분류한 조 최고위원은 "60년 정통 민주당을 복원시키는 운동에 앞장서겠다"며 "중도개혁세력이 다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쉽게도 대표께서 강경파의 입장에 많이 휘둘린 감이 있다"면서 "지금 흩어져 있는, 바깥으로 나가 있는 중도개혁세력이 민주당에 다시 오셔서 대중정당, 대안정당,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을 다시 만드는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어떤 계파에도 눈치를 보지 않았고 저의 소신을 초선 때부터 가져왔다"면서 "그것이 대다수 국민과 당원의 뜻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거듭 "저는 그들(친노)이 과연 당을 위해서 어떤 헌신과 희생을 해왔는지에 대해서 곰곰히 고민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특정 계파의 패권문화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조 최고위원의 이 같은 기자회견으로 김한길 대표가 "직을 걸고"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관철을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은 다시 한 번 계파 갈등론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조 최고위원의 기자회견이 김 대표 등 지도부와 사전에 상의 없이 이뤄졌다는 점을 두고도 민주당 내부 분란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부산 유일 민주당 3선 의원인 조 최고위원이 그와 함께 '유이'한 부산 야당 의원인 문 의원의 대권 언급에 발맞춰 견제구를 던진 것 아니냐는 시선도 감지된다.
문 의원에 대한 직접적인 대립전선을 긋는 것으로서 자신도 인지도와 무게감을 높이려는 전략 아니냐는 것이다.
또 지역구에서의 반민주당 정서를 문 의원에 대한 공격으로 돌파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 최고위원은 문 의원이 당내 예선과 본선에서 전승으로 대선 후보에 선출된 지난 대선 경선에 지원했다 컷오프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시 그는 예비경선 실시에 반대, "유력후보(문재인)를 옹립하려는 친노 패권주의자들의 횡포"라며 컷오프 철회를 당에 요청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