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자동차주가 11월 판매부진과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면서 동반 하락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우려도 더해졌다. 하지만 증권가는 자동차업종의 중장기 성장 모멘텀은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부진했던 11월 판매와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TPP 참여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치면서 자동차주의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전날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지난달 글로벌 판매는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현대 기아차 등 5개 완성차업체는 11월 국내외에서 모두 76만1659대를 팔아 판매량이 1년 전보다 2.1%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는 국내에서 5만4320대를 파는데 그쳐, 판매량이 전년동월대비 11.9% 줄어들었고, 해외 판매량도 1.3% 감소한 35만4231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현대차는 지난 10월에 이어 내수 판매 부진을 지속했고, 해외 판매 실적도 4년 6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기아차의 경우 해외 판매량은 2.2% 증가했지만, 내수 판매량이 12.3% 줄었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가 조업 일수 감소에 따른 공급 물량 감소, 내수 경기 침체, 지난해 개별 소비세로 인하로 인한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가 노조위원장 선거 등 조업 일수 감소와 울산 4공장 조업 부진 등으로 인해 전년대비 판매가 감소했다"며 "현대기아차의 올해 국내공장 생산량은 약 182만대, 160만대로 사업 계획에 소폭 미달하거나 사업계획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엔화 약세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6개월만에 103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에 가장 우려되는 대외변수는 환율 리스크"라며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라 신차 출시를 통한 평균판매가격 상승이 원화 기준 재무제표에서는 상당 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크고, 엔화 대비 원화의 상대적 가치 상승으로 해외 시장에서 주요 경쟁 상대인 일본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TPP 참여 가능성도 자동차업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엔저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TPP 참여는 장기적으로 일본산 수입차로 인한 국내 매출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일본 수입 자동차와 부품 관세는 8%인 반면 일본은 관세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TPP 협상 과정 처럼 국내 자동차 관세 철폐를 장기적으로 유예하거나 예외 품목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TPP가 단기적으로는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가는 이날 자동차관련주 급락에도 불구하고 신차 효과 등으로 자동차업종은 외형 성장성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며 중장기적 성장 전망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신형 제네시스가 출시되면서 현대차는 5년여만에 신차싸이클을 맞이했고,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 소렌토 후속 모델 출시를 기점으로 신차싸이클이 도래할 것"이라며 "중국 등 해외공장 증설을 통한 양적 성장과 신차 출시를 통한 질적 성장이 동반될 것이기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따라 2014년 글로벌 판매도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올해보다 9%, 8.8%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원고엔저 등 내년도 이익성장 모멘텀 둔화에 따른 단기 우려 요인이 있지만 자동차 업체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한 증설 등 중장기 성장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