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키워드로 본 하지원·지창욱·백진희

입력 : 2013-12-04 오전 10:50:10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20%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방송 전 '역사왜곡'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황후'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독특한 캐릭터, 배우들의 열연이 조화를 이루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극 초반 원나라와 고려의 세력다툼에서 최근에는 원나라 황실의 궁중싸움으로 극의 중심이 변화하면서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황후' 궁중싸움의 주축 3인 기승냥(하지원 분), 타환(지창욱 분), 타나실리(백진희 분)를 키워드로 분석했다.
 
◇하지원 (사진제공=MBC)
 
기승냥
 
▲국내 최고 완성형 여성 캐릭터
 
이제껏 국내 어떤 드라마에서도 기승냥 같은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았다. 화살을 맞고도 천릿길을 걷는 체력, 웬만한 장수들을 모두 베어버리는 무력,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력, 여자로 변모하면서 당기세(김정현 분)의 마음을 뺏어버리는 매력까지 모든 걸 갖추었다.
 
게다가 강자 앞에서는 기죽지 않고, 약자 앞에서는 진심어린 애정을 쏟는다. 한마디로 완벽한 스타일이다.
 
▲남자관계
 
타고난 매력을 소유한 기승냥에게 연정을 품은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승냥의 마음을 뺏은 사람은 오직 왕유(주진모 분) 뿐이다.
 
-왕유
 
극초반 타환을 구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깊은 사랑에 빠졌다. 머나먼 타지에서 왕유를 그리며 하루 하루를 버틴다. 남자들이 군대에서 여자친구를 상상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타환
 
목숨을 걸고 타환을 지켜줬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배신 뿐이었다. 질긴 인연 때문인지 원나라 황궁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복수심에 타환을 죽이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자신이 승냥인지 모르는 타환의 호의를 매번 거절하며 나쁜여자로서의 포지션을 잡았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애가 타는 타환을 조련 중이다.
 
-당기세
 
연철의 아들이자 타나실리의 오빠인 원나라 장군 당기세는 승냥을 첩으로 두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일이 뜻처럼 풀리지 않는다. 끊임없이 집착하지만 승냥의 마음을 뺏기엔 골키퍼 왕유의 자리가 너무 크다.
 
▲약점
 
두려울 것 없어보이는 승냥이지만, 남자의 알몸에는 유독 약하다. 타환이 목욕하는 장면에서 눈을 뜨지 못하며, 갑작스럽게 자신을 껴안는 왕유의 행동에 기겁한다. 무력이 강한 승냥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먼저 옷을 벗어야 한다.
 
◇지창욱 (사진제공=MBC)
 
타환
 
▲이중적인 성격
 
지창욱이 연기하는 타환은 전형적으로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타입이다. 원나라의 전권을 좌지우지하는 연철(전국환 분) 승상 앞에서 고양이 앞의 쥐처럼 사시나무 떨듯 떨기만 하는 인물이다.
 
그러한 반면 자신보다 약한 처지에 있는 신하들에게는 철저히 하대하고, 성질을 부리는 인물이다. 때로는 불 같이 호통을 놓으며, 남자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빨리 알아보라 하지 않느냐"라고 외칠 때는 황제의 아우라가 풍긴다.
 
▲이성스타일
 
원나라의 미래가 될 타환의 아이를 누가 임신하는 것이 극의 가장 큰 화두다. 현재 타환에게는 세 명의 여자가 있다. 타나실리, 고려인 박씨(한혜린 분), 기승냥이다.
 
-타나실리
 
타환은 연철의 딸 타나실리에게는 철저히 나쁜남자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모두 바치려는 타나실리를 결혼 첫 날부터 소박맞게 하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타나실리의 마음을 모른 척한다. 연철의 얼굴이 떠올라 타나실리를 탐할 수 없다는 게 그의 변명이다.
 
-기승냥
 
남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여자였던 기승냥에 대한 마음은 갈팡질팡이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벗이었는데 궁녀로 가까이에 왔다. 승냥이 자신을 먼저 아는 척하지 않은 것에 서운함을 느끼고 있지만 계속해서 먹을 것 등을 챙겨준다.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을 느끼고 있는 승냥은 타환의 호의를 받아주지 않는다. 제국의 황제 타환은 승냥 앞에선 소위 말하는 '호구'일 뿐이다.
 
-고려인 박씨
 
고려인 박씨와 타환은 태후(김서형 분)의 제안으로 억지로 몸을 섞은 사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아이를 가졌지만 타환에게 박씨는 크게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인물이다. 영혼 없는 말투로 "그대는 참 좋은 사람 같구려"라며 등을 두들겨 주는 다정다감한 행동만 취할 뿐이다.
 
▲고려곶감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도 타환이 찾은 것은 고려곶감이었다. 기승냥만큼 그리워하는 것이 고려곶감이다. 원나라 곶감은 그의 입을 즐겁게 만들지 못해 내팽개쳐지는 처량한 신세다.
 
◇백진희 (사진제공=MBC)
 
타나실리
 
▲고약한 성격
 
연철의 금지옥엽인 타나실리는 안하무인이다. 신하들에게 이름도 부르지 않고 '호박', '두꺼비' 같은 별명을 부른다.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 질투심은 하늘을 찌르고, 금방 욱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자신을 위해서라면 남을 죽이려는 계획도 거침없이 꾸민다.
 
▲라이벌
 
-태후
 
황후 타나실리는 타환의 모친 태후와 권력싸움이 한창이다. 어떻게든 태후를 누르고 내명부 권력을 차지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태후 역시 만만치 않은 성격이라 쉽지 않아 보인다.
 
-기승냥
 
타환이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느닷없이 뺨을 후릴 정도로 질투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믿음과 신뢰를 보인다.
 
-고려인 박씨
 
자신을 소박맞히는 타환의 아이를 가진 박씨는 타나실리에게 있어서 죽여야 하는 대상이다. 힘없고 나약한 박씨를 하루 하루 모질게 몰아부친다.
 
▲자아도취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라 말하는 백설공주의 마녀와 비슷한 자신감이다. 타나실리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줄 안다. "이렇게 예쁜 나를 가만히 두겠어?"라고 자신했지만, 타환이 정말 가만히 둬 자존심에 금이 갔다. 백진희가 아니었다면 이 역할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긴 힘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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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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