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예사롭지 않다. 단순한 이탈로 보기에는 이들이 차지했던 상징성이 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됐다. 비판에 이탈까지, 새누리당을 총·대선에서 승리로 이끌었던 전 비상대책위원회 3인방 모습이다.
먼저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최근 탈당을 선언하며 박 대통령과의 결별 수순에 돌입했다. 경제민주화를 상징하며 지난 대선에서 중도층의 표심을 당시 박 후보로 집결시켰던 그다. 야권의 프레임을 무력화, 대선 일등공신에 올랐지만 당초 우려대로 박 대통령은 그를 철저히 공직에서 배제, 토사구팽시켰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6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할 일은 다 했으니까 이미 작년부터 언제 나갈까 생각한 것"이라며 "당에 있어야 할 일도 없는 사람"이라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경제민주화를 포기하자 강한 실망을 드러낸 것으로도 전해졌다.
ⓒNews1
비상대책위원회 한 축을 맡았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역시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한 해 동안 많이 내세운 정치쇄신, 경제민주화, 강도 높은 검찰개혁, 100% 대한민국(통합), 이런 것이 대선 이후에는 그다지 지켜지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 퇴색된 게 아니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국정의 전반적인 기조가 이렇게 대립적으로 가서는 안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4년을 더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정권 실패가 아니라 국가 실패로도 갈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청년위원으로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비대위를 구성했던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언급하며 드라마 성공요인으로 "군졸들 하나하나에게 이름을 주고 그들의 역할을 묘사해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순신의 결단이 틀렸으며 그에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하고 그래야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의 투영"이라며 "만약 군졸 1부터 150까지 모두 김명민(이순신 역) 밑에서 아무 역할 없이 '자양군~' 하는 역할만 있었다면 재미있는 사극이었을 리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만을 쳐다보며 국정운영에 관한 아무 논쟁 없이 오직 '돌파'만을 외치는 정부여당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난파 위기에 처한 박근혜호를 구사일생시켰던 전직 비대위원 3인방이 박 대통령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이중 좌장이었던 김종인 전 위원은 사실상 박 대통령과 결별했다는 게 중론이다. 빈자리는 공안통치가 채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