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한수원, 고리 1호기 수명 늘리려고 경제성 조작"

입력 : 2013-12-08 오후 6:21:42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수명연장을 위해 경제성 분석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상정(정의당) 의원(사진)은 8일 한수원에서 제출받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수원은 2007년 '고리1호기 계속운전의 경제성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당연히 반영해야 할 원전사후처리비용을 누락했다"며 "고리 1호기 수명연장을 위해 경제성 분석을 조작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인 고리 1호기의 원전사후처리비용을 일부러 계산하지 않음으로써 원전 수명을 연장했을 때의 수익성을 과도하게 포장한 셈이다.
 
심상정 의원은 "보고서는 원전사후처리비용을 산정해 경제성을 분석한 것처럼 썼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관련 내용이 없다"며 "한수원은 그러면서 2017년까지 고리 1호기의 수명을 늘리면 2120억원 흑자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또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고리 1호기의 평균 이용률은 90.85%지만 보고서에서는 이를 100%로 표기했다"며 "실제보다 이용률과 수익을 부풀리고 수명을 억지로 연장하는 바람에 6347억원에서 9947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고리 원전1호기가 무리한 수명연장으로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이용률은 더 떨어지고, 이에 따른 적자는 약 1조원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심 의원은 보고서를 조작한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했다.
 
심 의원은 "고리 원전1호기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뿐아니라 세금도 낭비하고 있다"며 "원전 수명연장을 위해 경제성을 조작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고리 1호기는 폐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리 원전 1호기는 지난 197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전으로 2007년 6월부로 설계수명(30년)이 만료됐지만 전력공백을 우려한 정부는 2008년 1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아 수명을 10년 연장했다.
 
한편,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수명연장 보고서'에서는 원전사후처리비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월성 1호기 사후처리비용으로 ▲발전소철거비용(3251억원) ▲사용후연료처리비용(9382억원) ▲중저준위폐기물처리비용(351억원) 등 총 1조2984억원을 제시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병호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