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1980년대는 일본, 90년대는 미국, 2000년대에는 중국이 전성기를 보냈다면, 2020년대는 유럽 차례다"
지난 수년간 유로존은 화폐를 무분별하게 찍어내지 않고도 오랜 위기를 견뎌왔고, 이에 유로존 국가들이 연합체계를 공고히 유지한다면 미국이나 영국경제의 성장세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6일(현지시간) 앤드류 릴리코 유럽 이코노믹스 디렉터는 "유로존은 미국의 뒤를 이어 초강대국으로 성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로존 국가들은 경제 개혁과 리밸런싱(재균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미 상당한 규모로 확대된 국가 채무와 은행 부채들은 2011년 유로존의 침체기를 연장시키기에 이르렀다.
이에 유로존의 실업률은 2007년 당시의 7%에서 지난 10월 12.1%로 상승했다.
한편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양적완화 정책과 함께 연간 3.6%의 완만한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달 실업률도 7%로 집계돼 5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미국 자본시장의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연준 스타일의 자산매입은 애초에 배제했다.
대신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항하기 위한 다른 방법으로 기준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조정하고 유로존 은행들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리파이낸싱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이와 함께 현재 유럽연합(EU)은 금융위기를 방지하고 금융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은행연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공공부문의 임금을 삭감하고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등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에 17개 유로존 국가들은 정치적으로도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릴리코는 "지난 10년간 EU는 정치적 충돌을 잘 해결해왔다"며 "현재 유로존이 추진하고 있는 구조 개혁전략 덕분에 유럽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로존 국가들이 힘을 합친다면 다른 어느 선진국보다도 더 발전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지역의 경제가 미국이나 영국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