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IPO시장, 잇따른 상장철회에 '냉랭'

"밸류에이션 과도하게 할인..재평가 해줘야"
"펀더멘털 심사기준 더 엄격해야" 지적도

입력 : 2013-12-10 오전 10:28:34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잇따른 상장철회 소식에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가 다시 냉랭하게 얼어붙었다.
 
수요예측에서 기대치보다 낮은 공모가가 산정된 점이 상장철회의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공모주 하락 우려감, 전반적인 시장침체, 기관투자가들의 보수적 시각 등도 기업의 철회 결정을 거든 것으로 보인다.
 
하나머티리얼즈는 지난 9일 코스닥시장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5일에는 동우HST가 상장 철회 공시를 냈다. 업계에 따르면 두 곳 모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밴드 하단을 뚫었다고 한다.
 
하나머티리얼즈의 경우 공모가 예상밴드(3800~5100원)에 못미치는 3000원 아래를 받았고, 동우 HST역시 공모밴드 하단인 3300원에 훨씬 못미치는 가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원교 하나머티리얼즈 대표는 "공모가 상단을 원했지만 그에 못미치는 훨씬 하단에 그쳐 이런 가격으로 굳이 지금 상장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회사가 철저하게 재평가받길 원해 이번 상장을 철회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나머티리얼즈의 경우 업종상 동종업계 비교가 어려웠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측정과 가격산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예심 통과 6개월 후인 오는 1월 상장 기간이 완료된다. 때문에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 정도 재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반적인 국내외 증시 불안감, 상장 초 반짝 강세에 그치고 마는 공모주 시장에 대한 우려감, 기관투자자들의 위축된 투심 등도 상장철회를 부추겼다.
 
동우HST 관계자는 "수요예측 결과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 공모주 시장의 우려로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공모를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요예측 후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하나머티리얼즈, 동우HST, 삼목강업(158380) 등 총 3곳이다. 삼목강업 역시 지난해 1월 업황 우려와 투심 위축을 이유로 상장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에는 삼보이엔씨, 포스코특수강, 모다정보통신(149940), 패스트퓨처브랜즈 등 4곳이 상장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승인률이 어느때보다 높음에도 불구, 상장철회 기업이 속속 등장한다는 것에 대해 회의감도 나온다. 기업 펀더멘탈 심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 올해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승인률은 90%에 달한다. 케이사인과 바이오리더스 2곳을 제외한 총 34곳이 예심을 무난히 통과했다.
 
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올해 코넥스 시장이 개설되며 상대적으로 코스닥 문턱에 대한 기준이 많이 완화된 것 같다"며 "거래소 측에서 기업들 실적과 펀더멘탈 등을 좀 더 깐깐히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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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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