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더 간다'..문제는 내년

입력 : 2013-12-10 오후 5:27:23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사상 최대 실적을 분기마다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올 4분기에도 영업이익 10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이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시장 "4분기 영업익 10조 또 돌파"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25곳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평균 10조5191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든 증권사들이 영업이익 추정치를 10조원 이상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사진=뉴스토마토)
 
무엇보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반도체의 약진이 돋보인다.
 
메모리가격 상승과 판매량 증가, 시스템 LSI부문 회복 등이 겹치면서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유력하다. 오랜 치킨게임 끝에 시장이 공급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반도체의 최강자 삼성전자는 날개를 달게 됐다.
 
또 여전히 영업이익 70%가량을 책임지는 무선사업부(IM)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굳건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견고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뿐만 아니다. 계절적 최대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부진했던 가전 부문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점쳐진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삼성전자가 IM 총괄의 선전과 반도체 총괄의 시장지배력 강화, TV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가전(CE) 총괄의 개선을 통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 대한 불안도 엿보였다. 유진투자증권과 IM투자증권은 4분기 각각 10조500억원, 10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 3분기 영업익 10조1600억원을 밑돌았다.
 
이 연구원은 "원화 강세와 예상보다 약한 수요에 의한 마케팅 비용 증가, TV 수요 부진에 의한 패널가격 하락 및 R&D 비용 증가에 따른 DP 총괄 부진 등으로 시장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민희 IM투자증권 연구원도 "IM 사업부의 매출이 전분기보다 소폭 증가하겠지만 마케팅 비용도 같이 느는 부분이 있고, 원화강세 속도가 빨라지면서 환율이 얼마나 손익에 영향을 미칠지가 4분기 실적의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내년 경영환경 "녹록치 않다"
 
문제는 내년 경영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재계 공통으로 환율 공습과 중국의 임금상승, 저성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서 보수적 경영기조를 한층 강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다.
 
내년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수익의 근원이었던 하이엔드급에 대한 수요가 확연히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요가 높은 신흥시장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는 수익성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스마트폰 판매는 12억7000만대로 올해보다 25% 증가하겠지만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비중은 3%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며 "선진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한계치에 근접했고 중국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내년 스마트폰 판매 목표치를 3억6000만대에서 3억3000만대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에 몰두하기보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내년에는 월드컵과 동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등으로 TV시장이 3년 만에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초고화질(UH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수익성 높은 차세대 TV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다만,현재와 같은 초저가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은 부정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전략회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내년 실적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일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후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환경과 목표 등을 최종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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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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