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빚더미에 올라앉아 신음하는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을 오는 2017년까지 현행 220%에서 200% 수준으로 낮추고, 부채증가를 주도한 12개 기관이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됐다.
또 논란의 중심이었던 임원보수를 대폭 삭감하고, 상임이사 및 비상임이사의 수당도 상한선을 조정했다.
이같은 정상화계획 추진실적에 대해 내년 3분기말 중간평가하고, 이행실적이 부진한 공공기관장은 해임건의 등 강도 높게 문책하기로 했다.
지난달 정부가 과다부채와 방만경영 문제가 심각한 공공기관들에게 "파티는 끝났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한지 28일 만에 내놓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이다.
정부는 11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제 15차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대책을 발표, 강도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2017년까지 부채비율 200% 수준으로 관리..내년 3분기 중간평가
우선 정부는 500조원에 육박한 공공기관의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난방공사, 농어촌공사, 부산항만공사 등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작성대상 41개 기관의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현행 220%에서 200%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부채비율 200% 수준은 통상적으로 민간기업에서 채권발행이 가능한 수준(신용등급 BBB수준 이상)으로 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의미다.
과거 5년간 부채증가를 주도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015760),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036460) 등 12개 기관은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들 기관은 자구계획을 내년 1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일단은 공공기관의 자구노력이 부채문제 해결의 근본적 핵심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정부는 내년 3분기말에 12개 기관에 대해 기관 중간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행실적이 부진한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장 해임건의 등의 문책과 함께 성과급 제한 등 강도높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또 부채관리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한전, 가스, LH, 철도, 수공, 예보, 중진공 등 7개 시범기관에 대해 올해 말까지 구분회계제도 도입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도공, 철도공단, 석유, 광물, 석탄, 장학재단 등 6개 기관에서도 추가로 시행하기로 했다.
◇마사회 등 20개 기관 방만경영 집중관리..성과급·수당 깎는다
임원 성과급 잔치, 고용세습 등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공공기관의 방만경영도 집중관리 한다.
정부는 295개 공공기관 중 1인당 복리후생비가 높은 한국마사회, 인천공항, 대한주택보증, 부산항만공사 등 20개 기관을 선정해 중점관리하기로 했다.
이들 기관은 기관별 정상화 계획을 주무부처와 협의해 내년 1월 말까지 '정상화 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정상화계획 추진실적을 내년 3분기 말에 평가해 미흡한 공공기관장에 대해서는 해임건의를 추진할 방침이다.
공공기관의 과도한 보수도 조정된다. 정부는 수출입은행·예금보험공사 등 금융 분야 기관장의 성과급 상한을 현행 200·100%에서 120·60%로 각각 낮추고, LH·인천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 한전·가스 등 에너지 분야는 200%에서 120%로 하향조정했다.
(자료=기획재정부)
또 상임이사의 기본연봉 상한을 감사와 동일한 기관장의 80%로 조정하고, 과도한 것으로 지적받아 온 비상임이사의 수당도 월정액 또는 회의참석수당 등을 포함해 연 3000만원 상한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이와 함께 부채감축 및 방만경영 중점관리대상 기관은 자구노력 등을 내년 3분기말에 평가해 미흡할시 임금 동결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국민 감시를 강화할 수 있도록 고용세습, 휴직급여, 퇴직금 등 과도한 복리후생이 나타는 8대 항목에 관한 기관별 정보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상세히 공개하기로 했다.
최광해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의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기관들의 자구노력"이라며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박근혜 정부 임기중 지속적으로 추진해 공공기관의 누적된 부채와 고질화된 방만경영의 고리를 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