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이종휘 우리은행장은 16일 "현재 분기별로 진행되는 우리은행에 대한 경영실적 평가를 반기로 조정하는 내용을 예보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날 오전 명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하반기는 2년 전 경영목표를 설정했던 때의 가정과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당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 2년간 적용할 양해각서(MOU)의 경우 점검 주기를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하면 단기 실적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은행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보가 우리은행에 대한 통제의 끈을 좀더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행장은 이와 함께 지난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340억원에 그친 데 대해 "부끄러운 실적을 냈다"며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2차 건설, 조선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올해 대손충당금 부담이 작년보다 많아지더라도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손실이 없기 때문에 순익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와 채권은행 중 어느 쪽이 구조조정을 주도해야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개별 기업 구조조정은 주책권은행 중심으로 이뤄지더라도 산업별 구조조정은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은행이 외화 후순위채를 조기 상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가산금리를 3.45%포인트로 종전보다 1.15%포인트 높인 채 5년간 연장할 수 있지만 지금 외화 후순위채를 발행하려면 10% 이상 금리를 지급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의 반발이 있겠지만 법률상 하자가 없으며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외국계은행과 국내은행 사례도 있다"고 강조했다.
긴축경영과 관련해서는 "본부 인력을 20% 이내로 유지하겠다"며 "인천국제공항의 지점과 환전소를 합치는 등 지점 통폐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임금이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졸 초임 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뜻하는 '잡셰어링'을 검토하고 있다"며 "은행권이 금융노조와 대화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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