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금융감독원이 국민은행 국민주택채권 위조 및 횡령사건에 또 다른 용의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층조사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의 국민주택채권 90억원 사기 및 횡령의 주범은 현재 1명으로 밝혀졌지만 만약 다른 주범이 추가로 나타날 경우 횡령규모는 두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국민주택채권 위조 및 횡령사건에 대한 검사를 이번 주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추가로 다른 주범이 확인될 경우 금감원 검사는 내년까지 연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민은행 검사는 이번 주까지 끝낼 계획이지만 추가로 주범이 나올 경우 검사는 올해 안에 끝내기는 어렵다”며 “현재까지는 주범이 1명이고 공범이 여러 명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추가 주범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주택채권 위조 및 횡령 사건은 4년간 90억원에 이르는 규모로 국민은행 일부 직원들을 통해 이뤄져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범죄 가담 직원은 주범 1명과 공범 9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는데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국민주택채권은 주택을 구입할 때 정부가 발행하는 무기명 채권으로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된다.
일반적으로 5년 만기가 되면 원리금을 찾을 수 있는데 만기 이후 5년이 지나서도 찾지 않을 경우 원리금은 국고에 귀속된다.
2004년 이후 종이 채권이 전자채권으로 바뀌면서 원리금은 고객계좌에 자동으로 입금되도록 해 이번 위조 및 횡령 같은 사건이 일어나기 어렵다.
전자채권으로 바뀌기 전 발행된 종이채권은 2014년 3월 31일까지가 소멸 기한이다. 이 기간까지 국민은행이 취급한 종이채권 규모가 27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어 드러나지 않은 횡령규모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A은행 관계자는 “또 다른 주범이 있을 경우 현재까지 밝혀진 90억원대의 횡령에서 끝나지 않을 것”면서 “타 은행에서는 전자채권이 발행된 이후 취급을 했기 때문에 종이채권의 위조로 일어난 횡령사고는 국민은행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주택채권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된 이상 은행권 전체적인 검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13년 11월말 현재 은행권에서 발행된 국민주택채권은 총 9조3758억원으로 신한은행 3조1000억원, 우리은행 2조8000억원, 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4800억원, 국민은행 3800억원, 기업은행 3200억원을 취급하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국민주택채권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면서 전자채권에 대해서도 발행 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금감원이 점검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국민주택채권은 여러 은행에서 취급하는데 국민은행에 한정해 일부만 보게 된 것”이라며 “부실취급 여부가 더 나타나면 세부적으로 더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