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2013 수입차, '실용성'으로 시장을 매혹하다

입력 : 2013-12-13 오후 7:28:23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앵커 :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올 한해는 수입차의 기세가 거셌던 한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수입차 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올해 수입차 시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산업부 이한승 기자 나왔습니다. 이 기자, 올해 수입차들이 잘 팔렸나보네요?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 수입차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총 14만4092대가 판매됐습니다. 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 전체의 12.2%에 달하는 수칩니다. 아직 12월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았음에도 지난해 1년치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구요.
 
올 초에 세웠던 연간 판매 목표치인 15만대도 가볍게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워낙 상승세를 타고 있다보니 한국수입자동차협회도 내년 판매 목표치를 17만대로 재설정했습니다.
 
한 자동차 전문 리서치 회사는 3년 후인 2016년에는 수입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2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향후 몇 년 간은 이 같은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앵커 : 이렇게 수입차가 상승세를 탄 이유가 있을텐데요?
 
기자 : 경제불황에 가계 살림도 팍팍해지다보니 시장 흐름 자체도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배기량 2000cc 이하의 중소형 차량과 디젤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동안 수입차라고 하면 비싸다는 생각에 부담이 됐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보니 수입차를 구매한다는 것이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급 세단을 사는 것으로 치부되곤 했는데요. 최근 2000cc 이하의 실용적인 차량이 많이 출시되면서 프리미엄급에서 실용적인 중소형 차량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까지 2000cc 이하 차량은 올해 판매된 수입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반대로 예전에 인기를 끌던 2000cc를 넘는 차량들은 지난해에 비해 점유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수치상으로도 소비자들이 실용적인 차량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디젤 차량도 올해 수입차 시장의 핫 키워드입니다. 올해 디젤차량은 62.2%의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50.9%였던 점을 감안하면 정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낸거죠. 반면 가솔린차량의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수입차 업체들이 앞선 디젤 기술로 단점을 많이 보완해 디젤차량의 점유율이 높아졌습니다.
 
앵커 : 국내에 유럽, 미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수입차들이 들어오는 걸로 아는데요. 국가별로도 올해 성적표가 다르지 않았을까요?
 
기자 : 네 맞습니다. 수입차 시장이 성장했다고 해서 모든 수입차 업체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는 없죠.
 
올해 수입차의 상승세는 독일차가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BMW와 폭스바겐을 필두로 한 독일 차량은 올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 67.9%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에도 64.9%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는데 지배력이 더 강화됐습니다.
 
길을 다녀보면 수입차 중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차가 BMW와 폭스바겐인데요. BMW는 21.4%의 점유율로 수입차 1위를 차지했습니다. 폭스바겐은 16.8%로 그 뒤를 이었구요. 특히 폭스바겐은 올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점유율을 더 높이며 강세를 보였습니다.
 
앵커 : 생각해보니 BMW와 폭스바겐은 정말 많이 봤던 것 같네요. 그렇다면 실적이 좋지 않았던 회사도 있었을텐데요.
 
기자 : 일본차 업체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는데요. 승승장구한 독일차와 상반된 흐름을 보이며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5월만 해도 20%에 육박했던 일본차의 점유율이 10월엔 10.7%로 절반 가량으로 하락했습니다.
 
이같은 부진의 이유로는 토요타의 약세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일본차가 좋은 흐름을 보였던 5월 토요타는 9.8%의 점유율로 일본차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10월 2.95%까지 하락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차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던 토요타가 흔들리다보니 일본차 전체가 휘청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갑니다.
 
앵커 : 3% 아래까지 떨어졌다니 토요타의 분발이 요구되는군요. 특정 모델로 봤을 땐 어떤 모델의 판매량이 좋았나요?
 
기자 : 매달 또 매년 가장 잘 팔린 모델인 베스트셀링카를 1위부터 10위까지 선정하는데요.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독일차와 일본차는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독일차는 BMW와 폭스바겐을 비롯해 아우디와 메르세데스-벤츠까지 4개사가 9개 모델을 10위권 내에 올렸습니다. 이에 반해 일본차는 단 1개의 모델만 순위권에 올릴 수 있었구요.
 
베스트셀링카 순위를 봐도 최근 자동차 시장에 불어 온 실용성 바람을 알 수 있습니다. 10위권 내에 포진한 모델이 BMW 520d, 폭스바겐 티구안과 골프 등입니다. 공통점이 2000cc급의 디젤 모델이라는 점입니다. 최근 중소형차와 디젤 차량을 많이 찾는 추세를 확실히 보여주는 결괍니다.
 
당분간 수입차의 기세를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입차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며 진입장벽을 낮췄구요. 내년 7월에는 한국과 유럽간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유럽산 자동차의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는데다 당분간 엔저현상도 진행될 것으로 보여 수입차의 상승세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수입차가 상승세를 계속 유지한다는 건 국산차 업체들에게는 부담이 되겠군요. 향후 자동차 시장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군요. 오늘 내용 잘 들었습니다. 이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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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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