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를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4)이 전날에 이어 검찰에 재출석했다.
17일 오후 1시43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현 회장은 재조사를 받게 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문채 서둘러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16일 오전 출석한 조 회장을 상대로 이튿날 새벽 2시까지 총 16시간에 걸쳐 조사했으나 일부 미진한 부분이 있어 조 회장을 다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현 회장을 상대로 동양그룹의 자금 상환능력이 없다는 보고를 받고도 기업어음 발행을 계속하도록 지시했는지 여부와 동양그룹의 호재를 부풀린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현 회장 등 경영진은 지난 7월~9월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1568억원 상당의 동양그룹 회사채와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판매한 직후 ㈜동양·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3곳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5만여명의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지난해 초부터 1년6개월간 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에 1조5600억원 상당의 부당 대출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이밖에도 동양그룹이 기업어음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동양네트웍스를 매각할 것처럼 허위 공시를 내거나 삼척화력발전소의 사업성을 과대포장해 투자자를 유인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지난 10월15일 ㈜동양·동양증권·동양네트웍스·동양파이낸셜대부 등 계열사 10여곳과 현 회장과 경영진의 자택 3~4곳을 압수수색하고,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 자료를 확보해 조사했다.
이어 지난 9일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56)과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대표(39)를 소환하는 등 경영진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는 등 현재까지 수사를 상당부분 진행해왔다.
검찰은 이날 현 회장에 대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현 회장의 부인이자 동양그룹 부회장인 이혜경 부회장 등 관련자의 추가 소환 여부와 현 회장과 정 전 사장, 김 전 대표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 회장이 검찰에 출석한 16일 동양사태 피해자들은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밤 늦은 시각까지 현 회장을 기다리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