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박주영. (사진=아스널 홈페이지)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1월 이적 시장을 앞두고 박주영(28·아스널)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있을 브라질월드컵을 위해선 그의 이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국 언론들은 최근 박주영이 팀을 옮겨야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적 시장을 앞두고 주요 선수들의 이적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박주영도 빠지지 않는 소재다.
'기브미 풋볼'은 지난달 5일(이하 한국시간) 박주영을 겨울 이적 시장에서 정리해야 할 15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 매체는 "아스널이 우승하기 위해서는 박주영을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은 지난 10일 "아스널이 박주영을 내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스널이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 치차리토(맨유) 등 공격수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주영의 설 자리는 없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박주영은 주로 그라운드보다 벤치에 있다. 그는 지난 10월30일 첼시와 리그컵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을 포함해 10분 정도 뛰었다. 올 시즌 첫 출전이자 현재까지 마지막 출전이다.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여러 차례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주영은 새 팀을 찾아야 한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박주영 없이도 아스널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스널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나폴리(이탈리아), 마르세유(프랑스), 도르트문트(독일)와 속한 죽음의 조를 뚫고 16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주영은 최근 챔피언십리그(2부) 소속인 위건 임대설이 확실시됐다. 벵거 감독이 현지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을 위건으로 보낼 계획이었다"고 밝히며 국내까지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끝내 박주영이 이를 고사하며 위건 임대설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300만파운드(약 51억원)에 달하는 박주영의 연봉이 영국 현지에서는 눈엣가시다. 자칫 경기에도 나서지 않고 돈만 받아먹는 선수로 인식될 수 있다. 한국 해외파 선수 중 최근 가장 활약이 좋은 손흥민(레버쿠젠)의 연봉(300만유로·약44억원)보다도 높다.
최근에는 프랑스 구단이 박주영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릴, 생테티엔, 툴루즈가 박주영 영입에 관심을 드러냈다. 릴과 생테티엔은 지난여름에도 박주영 영입에 관심을 보였으나 급여 문제에서 박주영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내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화두는 박주영이다. 아직도 그를 대표팀에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2명에게 '박주영의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합류에 찬성하는가?'를 두고 설문을 실시했다. 찬성이 52% 나왔다. 반대는 29%에 그쳤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취임 직후 줄곧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는 선수가 우선"이라고 강조해왔다. 박주영 만한 공격수가 없다는 것은 알지만 스스로 세운 원칙에 박주영이 계속 어긋나고 있다. 박주영 한 명을 위해 원칙을 깨기는 쉽지 않다.
이런 대표팀 운영 방안에 따라 최근 태극전사들이 팀을 옮겼다. 오직 경기를 뛰기 위해서였다.
지난 18일 연장전 역전 결승골로 첼시를 침몰시킨 기성용도 스완지시티에서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해 경기 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지동원 또한 선덜랜드에서 독일 도르트문트로 이적한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다.
박주영이 이번 1월 이적 시장에서도 아스널에 남으면 대표팀에 오를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못 갖춘다. 축구계에서는 그가 눈높이를 조금 낮춰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