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우크라이나를 놓고 유럽연합(EU)과 불꽃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EU와 협력하도록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는 서방 국가들에 불만을 터뜨렸다.
◇키예프 독립 광장에 모인 시위자들(사진=로이터통신)
18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장관은 "우크라이나는 이미 러시아의 구제금융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그들이 이미 러시아를 선택했는데도 불구하고 서방국들은 EU와의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가 독립적으로 상황을 처리하고 협력 국가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서방국들이 빼앗고 있다는 주장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어떤 국가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앞서 미국과 EU 관계자들이 EU와의 협력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시위자들을 방문한 것에 대해 "이는 명백한 '방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방문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대규모 경제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국채 150억달러를 매입하고, 내년 1월1일부터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기존보다 3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포괄적인 경제협정에 최종 서명했으며, 우크라이나의 재무 안정성은 한결 개선될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키예프 시위자들의 항의는 더 거세졌다. 존 매케인 미 공화당 상원 의원의 EU와의 협상 체결 촉구 발언은 반(反)정부 시위 열기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고, 이에 30만명의 시민들이 키예프 독립 광장에 모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어떤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이 반드시 EU를 등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