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부산 영도구 북항대교와 남항대교를 잇는 접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철골 구조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News1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전국건설노동조합은 부산 영도구 북항대교 붕괴사고와 관련, 신속한 책임자 처벌과 산재사망 관련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건설노조는 20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건설 사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SK건설 책임자를 반드시 구속해 처벌하고 더 이상 건설노동자들이 무리한 공기단축에 희생당하지 않도록 법제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건설노조는 "이번 사고가 난 현장은 최근 공기단축을 위해 밤까지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시키는 것은 정부와 건설사임에도 고된 몸을 이끌고 작업하는 노동자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겨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고 현장에는 전문 콘크리트 타설공이 아닌 비전문가 철근공 노동자가 현장에 투입돼 있었다"며 "현장에 안전관리자나 관리감독이 전혀 되지 않았지만 정작 사고가 발생하자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려는 모습이 또 다시 보이고 있다"며 우려했다.
아울러 "산재사망 사업주 처벌강화 특별법 등 몇 년간 촉구하고 있다"며 "더 이상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공기단축으로 희생당하는 사고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건설 관계자는 "피해자 보상과 사고 수습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일 오후 4시15분쯤 부산 영도구 남·북향대교 접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철골구조물이 붕괴됐다. 이 사고로 근로자 임모(66)씨 등 4명이 20m정도 높이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고가 난 북항대교는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서 남구 감만동을 잇는 다리다. 연장 3331m, 폭 18.6~28.7m의 4~6차로 규모로 시공사는 SK건설, 하청업체는 삼정전설이 건설 중이다.
경찰은 사고가 철골 구조물을 받치는 지지대가 콘크리트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과실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20일 부산시는 브리핑을 열고 비상주차대에 콘크리트를 붓던 중 철제구조물이 붕괴됐다고 밝혔다. 이외 강풍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