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靑馬)의 해, 시니어 산업 전망은?

시장은 '성장중' 소비여력은 '감소중'

입력 : 2013-12-24 오전 10:17:44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2014년 '청마(靑馬)의 해' 중장년층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 산업은 '꾸준히 달리지만 속도가 빠르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 세대의 은퇴 본격화로 시니어 산업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중년층 이상 인구의 소비 여력은 여전히 부진해 시니어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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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으로 돈 몰려..주식·펀드 자금유입 '불투명'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는 가계의 경제력을 하락시킬뿐만 아니라 금융 업계의 수익성도 약화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BOK이슈리뷰'에 따르면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하락하면 ▲소득 감소에 따른 부채상환능력 저하 ▲금융기관 이자 수익 감소 ▲자산가격 하락 ▲주식시장을 통한 자본확충 여력 축소 등 금융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오래 살 위험, 즉 장수리스크를 피하려는 가계가 많아지면 안전 자산 또는 미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금융 자산에 대산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젊은 계층은 노후를 준비할 시간이 넉넉하지만, 고령층은 수명연장이 급박한 문제이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보험·연금 쪽은 조금씩 늘어나고, 예금 쪽 자금 유입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노후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은행 쪽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으로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라며 "상황이 좋지 않은 주식과 펀드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은 불투명하고, 보험쪽은 세제 혜택에 민감한데다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내년만의 특별한 변화를 예상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노인성질환자 확대로 성장세 지속..산업 전체보다 '상품'에 주목
 
시니어 건강산업은 고령화가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이에 대한 수요가 늘어 성장성이 확인되고 있는 분야다. 고령 인구의 증가는 고혈압, 관절염, 당뇨, 뇌혈관질환 등 노인성 질환 환자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뇌혈관질환 환자는 7.4%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였고, 50대 이후 환자 수가 급증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4.2% 고혈압 3.8%, 관절염 3.7% 등의 연평균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기, 제약산업 분야는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최성환 교보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14% 이상이 65세 이상인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헬스케어 시장 성장 속도는 더욱 빠를 것"이라며 "내년 국내 시장도 성장할 테지만 국내 기업들은 시장 규모가 훨씬 더 큰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의 빠른 성장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헬스케어 산업은 고령화라는 사회적 여건에 따라 내년에도 성장성이 유망한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다만 이 산업은 상품별로 시장이 특화되는 특징이 있어 산업 전체보다는 특정 제품의 성장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여력 낮아..'소비 양극화' 두드러져
 
시니어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노후대비가 부족한 고령층의 경우 소비할 여력이 없다는 것. 기대 여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녀 교육·결혼, 본인 의료, 거주지 수리 등 소비는 늘어나지만 직장에서의 은퇴 등으로 인해 고정수입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불패 신화'의 종언과 '리먼 사태' 이후 급격한 금리 하락은 고령층의 자산 가치를 하락시켜 이들의 소비 성향 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고은지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니어 산업은 내년에도 특별히 달라지진 않을 전망"이라며 "국내에는 소비되지 않았던 시니어 관련 새로운 제품이 나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지 않는다면 기존의 소비 성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고령층의 소비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고 연구위원은 "고령자의 경우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자동차·해외여행에 대한 소비지출 비중이 높고, 소득이 낮을수록 건강식품이나 애완 동식물 관련 지출 비중이 높다"며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마케팅 측면에서는 상품군에 따라 시장 접근 방법의 차별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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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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