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민주노총' 공권력 투입 맹비난.."유신 부활"

김한길 "국회서 민영화 금지 법안 만들어 사태 수습해야"

입력 : 2013-12-23 오전 10:50:27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 지도부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경찰의 사상 첫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공권력 투입에 대해 성토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동탄압 신호탄'·'유신부활'·'YH 사건 재판'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김한길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보여줬던 불통정치의 결정판"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대표는 "어제 민주노총에 대한 경찰력 투입은 청와대가 승인한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주도한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어제 사건은 순종하지 않으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정부식 찍어내기의 연장"이라며 "그러나 아무도 찍어내지 못했고, 국민의 마음에 깊은 상처만 남겼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과 정부의 '민영화 추진하지 않겠다'는 말이 진실이라면 대화로 풀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경찰 5000명을 투입하는 강경진압으로 사회적 갈등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하니 아무도 대통령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에서 민영화 방지 조항을 명시하는 것으로 하루 속히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종북 몰이와 공안탄압에 이은 노동탄압의 신호탄이자, 정권의 독선과 불통을 강화하겠다는 신호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원내대표는 "노조의 대화요구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야당의 요구도 거부했다.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를 이유로 민주노총까지 유린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언론사의 현관을 부수고 언론사 건물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은 무도함의 극치이자 민주주의 사회에선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염치없는 극한의 무도함을 보였다"고 했다. 또 "철도민영화를 반대해 온 철도노조 지도부의 체포에 성공한다하더라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국민의 뜻마저 가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22일 민주노총에 대한 강제 진입을 위해 민주노총이 입주해 있는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1층 출입문을 부수고 있다. ⓒNews1
 
신경민 최고위원은 경찰의 불법적 행태를 지적했다. 신 최고위원은 "경찰의 뻘짓 체포쇼가 광화문에서 전쟁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내놓은 법적 근거는 3달짜리 체포영장이었다"고 말했다.
 
신 최고위원은 "(경찰의 논리대로라면) 체포영장만 갖고, 경찰이 마음만 먹으면 전국 아무데도 막아놓고 불쑥 때려 부수고 아무나 잡아갈 수 있다. 경찰력만으로 언제 어디서나 국지적 위수령이 가능해졌다는 말이다"고 지적하며 경찰의 주장을 문제점을 지적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야당 의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데 이어 노조활동에 재갈을 물리려는 박근혜 정권은 완벽한 유신정권의 아바타"라고 맹비난했다. 양 최고위원은 "소통을 원하는 국민들에게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최후통첩과 같다"며 "유신부활을 보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전날 민주노총 사무실 강제 진압을 "1979년 YH 사건의 재판"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 정권은 무력을 앞세워 민주주의에 재갈을 물리고 죄 없는 국민을 잡아가두면 절대 권력의 영화를 다시 누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맹비난했다.
 
우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1979년 YH 사건으로 여성노동자들을 참혹하게 짓밟고 승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것이 부마항쟁의 기폭제가 돼 영원불변할 것 같던 절대 권력에 결정타를 매겼다. 이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용득 최고위원은 "18년만에 민주노총을 기습 점거하는 일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 없이는 함부로 못한다고 본다"며 "노동계와의 전면전을 각오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 '불법파업'으로 규정한 정부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그리스 노조가 자기 임금만을 위해 투쟁했나. 정부의 연금정책을 갖고 싸운 거다. 영국의 철도, 탄광노조도 자기 임금만을 위해서가 아닌, 대처의 정책을 갖고 싸웠다. 이게 노조의 파업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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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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