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내년부터 고급주택 거주자는 기초노령연금을 수령하면서도, 아파트 경비원 등 근로소득자의 경우 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불합리한 관행이 개선된다.
보건복지부는 기초(노령)연금 대상자 선정기준이 되는 소득인정액 기준을 대폭 개선한다고 23일 밝혔다.
소득인정액은 신청자와 그 배우자의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합산한 금액이다. 내년 기초노령연금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87만원, 부부가구 139만2000원으로 책정됐다.
우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어르신에 대한 관리가 강화된다.
그동안 재산 유형에 관계없이 그 가액을 합산해 기본재산공제(대도시 1억800만원, 중소도시 6800만원, 농어촌 5800만원)를 실시한 후 동일한 소득환산율(연 5%)을 적용해 소득인정액으로 산정해 왔다.
이렇게 산정할 경우 골프·콘도 등 고가 회원권이나 고급 승용차 등 사치성 재산을 보유한 경우에도 수급대상에 포함돼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에 복지부는 골프·콘도 등 고가회원권을 보유한 경우에는 기본재산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월 100%의 소득환산율을 적용해 기초(노령)연금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예컨대 대도시에 거주하고 2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2000만원의 골프 회원권이 있는 경우 기존에는 소득인정액이 46만7000원으로 기초(노령)연금을 수급할 수 있었지만, 개선안에 따르면 골프회원권 2000만원이 인정돼 수급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차량가액 4000만원 이상 또는 배기량 3000cc 이상 고급 승용차를 보유한 경우에도 기본재산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월 100%의 소득환산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고급 승용차 배기량 및 차량가액 예시(자료=보건복지부)
이와 함께 증여재산 산정기간을 현행 3년에서 재산소진 시까지 연장해 관리하기로 했다. 기초(노령)연금을 수급하기 위해서 고액 자산가가 자녀 등에게 재산을 증여하거나 은닉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다.
한편 복지부는 근로소득에 대한 공제를 대폭 확대해 일하는 어르신들이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월 45만원을 공제했지만 내년부터는 기본 공제를 48만원으로 확대하고, 이에 더해 내년 7월부터 30%를 추가로 공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약 2만~3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실제 보호가 필요한 어르신들이 기초(노령)연금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소득인정액 기준을 다소 초과하더라도 시·군·구청장이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기초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별도 근거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2014년도 기초노령연금 선정기준액을 내년 1월부터 적용하고 소득인정액 기준 개선을 (가칭)기초연금법 시행령·시행규칙 제정, 전산 시스템 반영, 대국민 홍보 등 시행준비를 거쳐 내년 7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득인정액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이번 제도개선으로 기초연금 도입 등에 따른 수급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