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대결만 난무 여의도 정치권..중진, 원로도 안보인다

입력 : 2013-12-24 오후 4:57:59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대선 당선 1년을 넘긴 박근혜 정부에서 '정치'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들의 전방위 대선 개입 의혹으로 정국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상황 타개의 계기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철도노조 파업 장기화에 대해서도 '원칙론'을 고수하며 강경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아울러 여야는 1년 내내 사안마다 첨예하게 부딪히며 성과 없는 정쟁만 벌였다. 이는 결국 시국을 바라보던 국민들이 '안녕들 하십니까'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웃지 못할 지경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정치권의 정치력을 바라는 '당연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여당·야당 시절을 모두 경험한 중진 의원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여야 중진들도 현재의 대치 국면을 타개할 뾰족한 수는 없는 모양이다. 혹시 해법이 제시되지는 않을까 기대를 모은 이들의 몇 차례 회동은 연말을 앞두고 열린 식사 자리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거물급 중진들은 여야가 갈등을 빚고 있는 현안에 대해 기탄없이 논의하는 협의체를 발족키로 하고, 지난 17일 첫 상견례를 가졌다.
 
이날 모임에 새누리당에서는 5선인 황우여 대표, 7선인 서청원·정몽준 의원, 6선인 이인제 의원, 5선인 김무성·정의화·남경필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5선인 문희상·정세균·이석현·이미경 의원, 4선인 박병석 국회부의장이 나왔다.
 
이들은 작금의 꽉 막힌 정국을 풀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면서 향후 당 지도부도 참여하는 후속 모임을 갖기로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첫 만남을 마무리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여야 중진들이 취재진 앞에서 손을 맞잡고 사진만 찍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회의론이 감지된다. '보여주기식 회동'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실제 이날 회동에 초대된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과 이해찬·한명숙 민주당 의원은 불참했다. '친이'와 '친노'를 대표하는 여야 핵심 계파의 인사들이 빠진 반쪽짜리 회동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취재진이 철수한 뒤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은 구체적인 해법이 논의되는 '협의체'라기보다, 말 그대로 식사 자리에 더 어울리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정원개혁특위 등 여야 대표·원내대표 4인 회담에서 합의돼 구성된 공식 기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여야 중진 협의체가 아무런 권한이 없음을 방증한다. 조언은 가능하되, 결정은 할 수 없는 셈이다.
 
또 일부 중진들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점쳐지는 등 애초 협의체를 만든 목적이 적극적인 역할을 통한 정국 타개책 마련에 있는 게 아니라 사익에 복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정몽준 의원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더불어 여권의 가장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본인도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을 남긴 바 있다.
 
올해 재보선을 통해 여의도로 복귀한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도 각각 당권과 대권을 향한 잰걸음을 옮기느라 바쁜 모습.
 
이인제 의원은 안희정 현 충남도지사의 대항마로, 남경필 의원은 경기지사 후보로 '자의 반 타의 반' 거론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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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