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론 재등장

베네수엘라 총선 영향

입력 : 2009-02-18 오후 3:50:42
[뉴스토마토 김경은기자] 베네수엘라 차베스 정권의 3선 시도가 가능해짐에 따라 볼리비아에서도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볼리비아는 최근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 가능성을 두고 검토 작업 중에 있다고 EFE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17일 전했다.  
 
볼리비아 집권 사회주의운동당(MAS)은 2007년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를 시도했다가 야당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차베스 정권에 장기 집권의 길이 열리자 MAS도 연임철폐의 기회를 다시 잡으려 하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아래 운영돼온 볼리비아 정권은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토착 빈곤층을 위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모랄레스는 집권기동안 석유산업을 국영화하고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많은 세금을 거둬 빈곤층에게 제공했다. 정부는 노년층에게 월 30달러, 학생들에게는 연 30달러를 지급했다. 이에 따라 모랄레스 정권은 만성적인 소득불균형을 상당부분 개선시키면서 볼리비아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빈곤층의 지지를 받아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하지만 현 볼리비아 정권에 반대하는 동부지역의 유럽계 부유층들은 이런 사회주의 정책에 비판적이다. 볼리비아는 또 주요 재정수입원인 석유산업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흔들리고 원자재가격도 하락하면서 그동안 상당히 잘 운영돼 온 경제기반이 흔들리는 난관에 봉착했다. 빈곤층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밖에 모랄레스 정권은 석유기업으로부터 기업수입의 80%에 달하는 세금을 거두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를 막고 정치적 동요를 야기해 볼리비아 경제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WP는 분석했다.
 
이 와중에 모랄레스 대통령이 헌법개정안에 대통령 연임철폐안을 다시 상정해 임기를 5년 더 연장하려는 시도는 그 귀추가 주목된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볼리비아는 기존의 사회주의 정책을 꾸준히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의 금융위기는 자유시장경제체제를 비판하고 사회주의경제를 정당화하려는 국가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모랄레스 정권이 헌법개정을 통해 장기 집권하게 될 경우 모랄레스 정부는 금융위기 속에서 현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큰 과제를 짊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토마토 김경은 기자 camille6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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