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와 퀄컴이 내년 초 64비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며 애플과의 3파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퀄컴이 다음달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 2014'에서 64비트 컴퓨팅을 지원하는 AP 신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안드로이드 진영도 64비트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나선 것이다.
애플은 앞선 9월 출시한 아이폰5S에 업계 최초로 64비트 AP인 A7을 탑재했다. 현재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이 32비트에 최적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아이폰5S 사양이 '오버스펙'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아이폰5S가 높은 시스템 안정성을 발휘하자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A7 프로세서는 동영상 편집 등 고사양 프로그램에 높은 효율을 발휘하는 것으로 각광 받고 있다. 64비트 시스템에 최적화된 앱이 확산되면서 애플의 앱 생태계의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 퀄컴 등 안드로이드 진영을 대표하는 기업 입장에서 더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이폰5S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7.(사진=애플)
우선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AP 브랜드인 엑시노스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27일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트위터에는 새로운 포스터가 공개됐다. 이 포스터에는 1월 7일 라스베이거스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한편 삼성전자가 올해 선보인 엑시노스5의 경우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를 지원하지 않아 안방에서도 퀄컴에 AP 시장 주도권을 내주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현재 LTE-A를 지원하는 칩은 퀄컴 스냅드래곤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삼성이 내년에 공개할 64비트 AP의 경우 LTE-A를 지원할 전망이다.
이달 저가형 64비트 칩셋을 공개한 퀄컴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지 주목된다. 지난 9일 퀄컴이 공개한 64비트 칩셋 '스냅드래곤 410'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보급형 제품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4G LTE 스마트폰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중국 시장을 필두로 신흥 시장 및 개도국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퀄컴뿐만 아니라 인텔, 엔비디아 등 많은 칩 제조업계 강자들도 내년에 64비트 칩을 내놓을 계획이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전역에 걸쳐 하드웨어 혁신의 한계가 역력한 상황에서 64비트 AP가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