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가 4일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 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둘째날 여자 시니어 쇼트프로그램서 80.60점을 받으며 1위에 올랐다. (사진=KBS TV 중계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피겨여왕' 김연아(24)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 이전 마지막 무대가 될 쇼트프로그램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며, 올림픽 2연패 희망을 밝혔다.
김연아는 4일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 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둘째날 여자 시니어 쇼트프로그램서 80.60점을 받으며 1위에 올랐다. 기술점수(TES) 42.23점과 예술점수(PCS) 38.37점을 합산한 점수다.
이날 얻은 80.60점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에 기록된 78.50점을 넘는 자신의 최고 기록이자, 역대 여자 피겨 싱글 쇼프 프로그램 역사상 처음으로 나온 최고 점수다.
◇비공인 세계 기록이지만 감동은 그대로
세계 기록에 산정되지 않는 대회로서 비공인 세계 기록으로 남았지만, 이날 '여왕'의 멋진 연기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경기는 오후 2시 시작됐지만 김연아의 경기 순서는 이날 마지막인 28번째였다. 결국 오후 6시가 지난 후에 김연아의 차례가 돌아왔다.
쇼트프로그램 주제곡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서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 과제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히 소화했다. 바로 이어 트리플 플립 점프까지 아무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완벽한 연기를 보였다.
김연아는 후반 점프 기본점에 가산점 10%가 주어진 구간에서 더블 악셀 점프를 뛰며 이를 완벽하게 마쳤다. 직전 출전 경기인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실수한 부분이었지만, 이번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레이백 스핀을 돌며 연기를 이어간 김연아는 마지막 클라이맥스 부분을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마쳤다. 경기장에는 오후 2시부터 4시간이 넘는 기다림에도 지치지 않고 여왕을 기다린 많은 팬들의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연기 후 키스&크라이존에서 자신의 점수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김연아는 점수가 화면에 발표되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를 지르는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화답했다.
◇함께 나선 '김연아 키즈'의 점수는?
이날 경기에는 '김연아 키즈'로 불리우던 선수들도 나섰다. 그들에게는 '우상'과 함께 경기를 나서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김연아와 함께 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설 김해진(17·과천고)은 합계 58.48점(TES 32.39점·PCS 26.09점)을 받으며 2위에 올랐다. 결정적 실수가 없어 김해진 스스로 연기와 결과 점수에 크게 만족했지만 김연아와의 점수 차이는 22.12점에 달했다.
박소연(17·신목고)은 합계 52.31점(TES 25.93점·PCS 26.38점)으로 5등 기록을 올리며 올림픽 출전자 3명 중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첫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성공 후 이어진 트리플 러치에서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3위는 54.15점을 받은 김규은(15·강일중)이 차지했다.
한편 80점대를 넘는 '꿈의 쇼트'를 펼친 김연아는 오는 5일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다시 여왕의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