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최근 한 증권사 연구원이 보내는 문자가 증권가의 화제다.
문자의 내용은 그 날 발표한 리포트의 제목. 간단하지만 종목과 매매의견, 이유등이 꼼꼼히 담겨있다.
문자 마지막에는 '이메일 참조 바랍니다'라는 문장으로 이메일로도 자료가 전송됐음을 알려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들이 친절해지고 있다. 넘치는 분석보고서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19일 오전9시30분 현재 증권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시간까지 올라와 있는 보고서의 수는 총158개, 지난 일주일 동안 올라온 리포트의 수는 1833개로 많을 땐 2000개에 육박한다.
문자서비스의 주인공인 HMC투자증권의 박종렬 연구위원은 "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는 기관과 언론의 관심을 받아야 가치를 인정받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종의 마케팅 같은 측면이 있다"며 문자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다행히 반응은 생각보다 좋다. 박 연구윈원은 "현재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는데 지금까지 문자를 거부한 사람은 8명에 불과했다"며 "대체적으로 빠르고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증시 침체 속에서도 신설증권사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간 마케팅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아침이면 기자들에게 메신저를 통해 그날의 리포트를 보내주는 것은 물론이고, 메일로도 보내준다.
아울러 이런 홍보 외에도 분석보고서의 제목과 내용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예전에는 리포트를 내 놓기만해도 이슈가 됐었는데, 요즘은 리포트가 너무 많아 내용은 물론이고 제목도 재밌게 지어야만 리포트가 잘 읽힌다"며 달라진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증권사간 마케팅이 치열해지면서 나오는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리포트들을 보면 제목만 화려하고 내용은 빈약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케팅도 좋지만 투자자들에게 보다 쉽고 솔직하게 다가가는 리포트가 필요한 것 같다"며 "늘 매수 적기라고 외치는 리포트들은 투자자의 신뢰를 잃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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