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두 달 넘게 진행되며 여행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간 수 차례의 정국 혼란에도 끄떡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는 평가에서다.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관광 산업이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7%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반정부 시위의 불똥이 튈 경우 해당 업계의 극심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태국 관광 업계에 미치는 찬바람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싱가포르 항공은 이달 14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방콕행 19편의 스케줄을 취소했다. 예약자가 적다는 것이 이유다.
태국호텔협회(THA)는 1분기 방콕의 호텔 객실 점유율이 70~7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통은 80% 이상을 유지한다.
지난달 첫 주 방콕 국제공항을 이용한 사람의 수는 전년 동기보다 15% 가량 감소했다.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끝나기는 커녕 더욱 확대될 조짐이 보여지기 때문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가 이끄는 국민민주개혁위원회(PDRC)는 오는 13일 방콕 시내 20개 교차로를 막는 가두 시위 계획을 밝혔다.
◇반정부 시위대가 방콕 시내에서의 시위를 마치고 청소를 하고있다(사진=로이터통신)
잉락 친나왓 총리의 퇴진을 위해 이른바 '방콕 셧다운'에 나서겠다는 것. 시위대가 주요 도로를 차단할 경우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없어 방콕 시내가 마비될 것으로 전망된다.
PDRC는 지난 5일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고 성금 모금을 겸한 예행 연습으로 가두 행진을 하기도 했다.
사실 태국에서 반정부 시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잉락 총리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쿠데타를 일으켰던 2006년에도, 시위대와 이를 진압하는 공권력과의 충돌로 90여명이 사망했을 때에도 여행 업계의 타격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다를 수도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태국상공회의소대학(UTCC)은 다음주로 예정된 가두 시위로 200억바트(약 6억달러) 정도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며 만일 폭력 시위로 변질될 경우 피해는 그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시위가 폭력 양상을 띨 경우 관광 뿐 아니라 물류나 금융 등 다른 산업으로의 악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실제로 정국 불안이 계속된 이날 태국 바트화 가치는 달러 당 33.14바트까지 오르며 3년만의 최고점을 다시 썼다. 오후 3시43분(한국시간) 현재 달러·바트 환율은 전일보다 0.38% 오른 33.11바트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