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새해 우리 산업은 수출증대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이루는 가운데 자동차와 석유화학 업종이 경기회복을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패널 수요 정체에 따른 단가 하락 여파로 디스플레이 업종은 다소 어려운 한해가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새해 첫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2014년 주요 산업동향 및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정대진 산업부 산업정책과장은 올해 산업동향과 관련해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산업의 수출·생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업종별 회복세는 시장과 정책환경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자동차와 석유화학 업종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정부는 올해 세계 자동차 수요를 지난해보다 4.8% 증가한 9034만대로 내다봤으며 노후 차 교체수요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관세 인화 효과까지 겹쳐 올해 사상 최대의 자동차 수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대진 과장은 "올해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487억달러) 대비 4.7% 오른 510억달러"라며 "중소·중견기업의 친환경차,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핵심부품 기술개발을 돕고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자동차 업계의 부담을 줄이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주요 산업별 수출전망(자료=산업통상자원부)
석유화학 역시 세계 수요와 유가가 안정세를 보여 올해 영업환경이 일부 개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또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외국인투자촉진법이 통과됨에 따라 외국 업체와의 합작이 늘어나고 동북아 오일허브사업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 밖에 반도체와 가전, 섬유패션 분야도 지난해에 이어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수출액이 전년보다 5억달러~15억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해양플랜트와 기계, 철강 등은 2013년에는 수출전망이 부진했으나 올해는 상승 전환이 기대되는 업종이다.
조선·해양플랜트는 지난해 세계 선박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올해는 그린쉽,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해양플랜트 등에서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수주와 수출이 회복될 전망이다.
지난해 엔低 여파와 신흥국 경기침체 탓에 수출이 부진했던 기계도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기계 수요증가 덕을 볼 것으로 보이며, 공급과잉과 수요산업의 경기부진 탓에 업황이 좋지 못했던 철강 역시 수급 상황이 소폭 오를 전망이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패널업체의 급성장과 공격적인 생산설비 확장, 보호무역조치 강화 등으로 중국 업체의 급속한 추격에 직면한 데다 TV 패널 수요 정체에 따른 판매가 하락 여파까지 겹치면서 올해는 어느 때보다 힘든 해를 보낼 판이다.
◇지난해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단가 추이(자료=키움증권)
전병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올해 디스플레이 업종은 '상저하중(上低下中)'의 형세"라며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총 출하의 66%를 차지하는 TV 패널 수요가 정체됐고 패널 판매 단가는 1년 내내 지속적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확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일부 업종에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정대진 과장은 "신흥국 경기둔화와 유럽 디플레이션 우려 등이 항상 존재하고 엔低 심화, 노동과 환경규제 강화 등 불확실 요인도 여전한 만큼 새로운 시장환경에 대비한 기업환경 안정화와 투자 활성화에 집중 대응하겠다"며 "업종별로 경기회복 전망과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주요 업종에 대한 미시적 정책대응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