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14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삼성家 유산소송'의 변론종결기일이 끝난 후 변호인들이 법정에서 못 다한 얘기들을 털어놨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대리인단은 "삼성에버랜드 청구부분 포기는 삼성의 경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대리인측은 "잘 된 일"이라면서도 진정성에 대해선 의문을 표했다.
이하는 이 전 회장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 차동언 변호사(이하 차)와 이 회장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의 윤재윤 대표변호사(이하 윤)의 일문일답.
-에버랜드 청구부분에 대해 소 취하한 배경을 추가 설명 해달라.
▲차=지난 번에 화해를 제안했지만 화해를 못하는 이유에 대해 윤 변호사가 삼성 경영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그 말씀을 듣고 일주일 간 저희가 간곡하게 말씀드렸고 본인(이맹희 회장)도 고민하시다가 개인의 상속 소송이 분명하기 때문에 삼성 경영에 위협을 줄 요소 만들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에버랜드 부분에 대해 입장 차이는 있지만 그 부분은 포기하기로 했다. 원주랑 무상주랑 합치면 2000억이 넘는다.
그 연장선상에서 삼성에서 무상주도 4000~5000주 되는데 현재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이 굉장히 낮고 그 부분도 무상주 부분이 너무 크기 때문에 삼성전자 경영에 어려움이 있을까봐 그 부분을 빼기로 했다. 상속 최초의 원주와 이건희 회장의 개인명의로 된 주식에 집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주말내내 상당히 고민했다. 이 부분은 사실상 어제 오후에 결정이 났다.
-'화해를 하지 않으면 가족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 해달라.
▲차=오늘 법정 프레젠테이션으로 유추해달라. 할말이 굉장히 많지만 가족관계를 정상화 하는게 중요하다는 게 장자로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형제관계를 원만히 해야된다는 것. 이건희 회장은 7남매 중 6번째다.
그리고 이맹희 회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해외까지 나간 것은 어찌됐든 삼성으로의 경영을 맡게된 상황에서 장자노릇을 해달라는 부탁이었는데. 사실 그동안 벌어진 여러 일들에 비춰 그런 부분에 미흡하다는 생각을 하셨던 것이다. 특히 장손 이재현 회장에 대한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진심으로 화해가 되지 않으면 가족 화합이 없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재판 때문에 결국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면 소송을 전부 취하하고 화해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인데. 피고측에서 진정한 화해라고 얘기를 하는 것도 있는데. 9400억이 작은 돈이 아니지 않나.
▲차=9400억 포기하시겠나. 그건 말씀이 안되는 것 같다. 일부를 정상화 시킨다는 차원이지. 그냥 포기한다면 우리가 아무 권한없이 협박용으로 한 것처럼 될 수 있지 않겠나. 그건 말이 안되는 소리 같다.
-화해에 대해 피고측은 어떤 입장인가.
▲윤=우선 에버랜드 부분이라도 먼저 취하한 것은 굉장히 잘된 일이라고 본다. 깊은 생각에서 했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진정성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을 해봐야겠다. 에버랜드 부분은 어차피 법리가 도저히 성립되지 않는 부분이다. 화해는 크게 변경된 것이 없어 말씀드릴 게 없다. 하지만 정말 진정성이 있다면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재판장님 말씀도 있었고 한 번 생각은 해볼 수 있겠다.
아까 이 소송에 이르게 된 경위 말씀하시는데 대표적인 것 하나만 말씀드리면 저희들이 볼 때는 그런 경위에 대해 확인하기 어렵고, 그렇게 말 하면서도 대중적으로는 화해하자 그러는 것이 안타깝다. 화해가 되면 제일 좋겠지만 앞뒤가 안맞는 것 같아 진정성에 대해서 정말 안타까운 생각이 대리인으로서 든다.
-진정성이라는 겻은 결국에는 소 전면 취하를 말하는 것인가.
▲윤=소 제기를 원고가 했는데 제가 피고 입장에서 어떻게 전면 취하를 말씀드리겠나. 뜻이 좋으면 해결책이 있는 법이고 지금 에버랜드 취하를 한 것도 좋은 뜻이라 본다. 그 이상은 피고 대리인 입장에서 소 취하 여부를 말하는 것은 주제 넘는 것 같다.
▲차=추가로 말하자면, 윤 변호사도 말했지만 형제 간에 벌어진 일은 형제밖에 모른다. 오늘 (재판부에 제출한) 편지 내용 중 이건희 회장이 밤에 찾아와 그런 말 했다는 얘기도 형제 간 벌어진 일이고 오늘 그것으로 많이 확인이 된 부분이 있다. 저희는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초로 양 당사자 중 한 분이 그 날 벌어진 일을 설명한 것이기 때문에 편지를 읽어보시고 행간의 뜻을 좀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행간에 보면 (이맹희 전 회장이)많이 참고 동생에 대한 예의를 많이 갖춘 부분이 있다. 실제로 평소 말 하신 부분 비춰보면 굉장히 많은 진정성을 갖고 있다. 이맹희 전 회장한테 직접 들은 얘기라 진짜냐 가짜냐의 문제 논할 건 아니다.
그래서 편지 내용에 고소인, 피고소인 등 법률에 맞지 않는 용어도 있는데 원고, 피고로 바꾸자고 건의할 까 하다가 (안했다). '소군'이라는 표현 나오는데 소군은 소병해 비서실장이다. 그렇게 고치려고 하다가 회장님이 내 편지에 손대지 말라고 해서 그런 표현이 나왔다. 우리는 비서실장이라고 어마어마하게 얘기하지만 이맹희 회장한테는 어린애였다. 이학수 실장이 여기서 엄청나게 거명이 되는데 솔직히 이학수 실장은 이맹희 전 회장님이 이름도 몰랐다.
▲윤=문제는 결국 쌍방의 진정성 아닌가 싶다. 진정성만 확인되면 판결의 승패 떠나서 판결 나고난 후라도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족차원에서 화해 같은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개인적인 희망이다. 그렇지만 그에 앞서 진정한 뜻이 서로 확인이 돼야한다. 일단 판결은 선고일(2월6일)이 잡혔기 때문에 아마도 판결은 받고, 그 뒤에라도 가족과 형제 사이의 문제를 좋은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재판부가 선고기일 잡을 때 (선고일) 전에 언제라도 연락 다시 해도 된다고 했는데, 선고일 전에 화해 가능성은 전혀 없나.
▲윤=글쎄다. 대리인 입장에서 뭐라고 말씀을 못드리겠다.
◇14일 '삼성家 상속소송'의 마지막 변론을 마친 양측 변호사들이 법원을 나서기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왼쪽이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을 대리 중인 차동언 변호사, 오른쪽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리 중인 윤재윤 대표 변호사.(사진=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