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달러가 사흘 만에 강세 전환했다. 미국의 지표 호조와 더불어 일본의 경상수지 적자가 환율 시장의 방향을 바꿨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은 전일보다 1.23% 오른 104.22엔을 기록했다.
전일 1% 넘게 하락하며 한 달여만의 최저점을 기록한 후 다시금 반등에 나선 것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0.13% 상승한 80.73을 나타냈다.
이날 달러 매수세를 불러온 것은 예상을 소폭 웃돈 미국의 소매판매 였다.
상무부는 12월의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월의 0.4% 증가보다는 둔화된 수치지만 0.1% 증가를 점친 전문가들의 예상은 상회했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와 휘발유, 식품 가격 등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0.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예상치 0.3%를 크게 앞섰다.
미국의 11월 기업 재고가 0.4% 증가하며 예상치 0.3% 증가를 웃돌았다는 소식 역시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4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앞선 고용 지표의 부진이 이례적이었음을 뒷받침 했다는 것.
매튜 데르 크레딧스위스 외환투자전략가는 "이날의 경제 지표 결과로 미루어보면 지난달의 고용 동향은 예외적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달러 강세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데니스 록하트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의 자산매입 축소를 지속해야 한다는 발언을 남긴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보다 앞서 공개된 일본의 경상 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 역시 달러에 대한 수요를 부추겼다.
일본 재무성은 11월의 경상적자가 5928억엔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월의 1279억엔 적자는 물론 시장 전망치인 3689엔 적자보다도 악화된 것으로 1985년 이후 최대 규모다.
젠스 노드비그 노무라증권 글로벌 외환투자 담당자는 "엔화 약세 추세는 보다 명확해졌다"며 "무역과 연관된 지표가 부진한 것은 엔화 수요를 점차 억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서는 전일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에발트 노보트니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예상 밖의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힌 영향이다. 지난 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 경제의 앞날에 우려를 표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04% 상승한 1.368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 스웨덴의 크로나화는 소비자물가가 예상 밖의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크로나 환율은 전날보다 0.99% 하락한 6.4368크로나를, 유로·크로나화는 0.95% 떨어진 8.8062크로나를 기록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는 전날보다 0.16% 오른 달러 당 10.8314랜드에 거래됐다. 장 중에는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10.8952랜드를 터치하기도 했다. 백금 광산 노동자들이 파업을 예고하며 백금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