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전경련이 CEO의 경영철학과 기업역량 등 각각의 기업 스타일을 살린 다양한 한국형 동반성장모델 확산을 제안했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협력센터)는 15일 오후 2시 FKI타워 컨벤션센터에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이종욱 상생협력연구회 회장(서울여대 교수), 김종국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 사무총장 등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LG전자 등 5개 대기업의 '제2기 한국형 동반성장모델'을 발표했다.
이날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류현진 선수나 김연아 선수, 가수 싸이의 성공을 같은 잣대로는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면서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도 기업특성에 맞게 다양한 스타일로 추진돼야 기업의 창의성이 발휘되고, 산업계 전반으로 동반성장이 확산돼 창조경제 실현과 건강한 산업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발표회에서는 삼성전자의 '신(新)경영의 새로운 출발', 현대·기아차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 LG전자의 '다정다정(多情多正)한 동반성장', 롯데마트의 '동반성장 징검다리', 롯데홈쇼핑의 'MoM 편한 동행(同行)' 등 5개의 한국형 동반성장모델이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신기술 개발지원 등 강소기업 육성분야', 현대·기아차는 '장기거래와 해외 동반진출 등 성장기회 확대', LG전자는 '경영혁신 등 원천경쟁력 강화', 롯데마트와 롯데홈쇼핑은 '마켓팅 역량을 활용한 판로개척 지원' 등 각각의 동반성장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발표회에 참석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협력사의 R&D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전문 강소기업으로 키우는데 역점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의 동반성장 모델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삼성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조립산업이므로 협력사를 키우지 않고는 모체인 삼성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1993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에 삼성의 동반성장 철학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는 그룹 총수의 동반성장 철학 실현을 위해 유망 중소기업에 자금·인력·기술 등을 집중 지원하는 '강소기업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는 신기술 개발자금을 지원해 주는 등 협력사의 세계 일류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는 '장기거래, 해외동반진출'로 협력사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이종욱 교수는 "현대·기아차는 2만여개의 자동차부품 중 95% 이상을 협력사에서 구매하기 때문에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완성차의 경쟁력이라는 신념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부품 산업진흥재단을 운영하는 한편 기술융합 추세에 대한 협력사의 대응력 제고를 위해 벤처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하거나, 현대·기아차가 자체개발한 기술을 협력사에 이전해 신성장 동력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현대·기아차와 협력사의 평균 거래기간은 27년으로 중소기업 평균업력 11.1년보다 2.7배 길고, 599개의 1·2차 협력사와 함께 해외 동반 진출에 주력하는 등 중소협력사가 중견기업으로 커 나갈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특징"이라고 전했다.
전상길 한양대 교수는 LG전자에 대해 따뜻한 동반성장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전 교수는 "LG전자는 창업 당시 경영이념인 '인화단결'과 '정도경영'에 기반을 두고, 협력사와 정(情)이 넘치는 동반성장을 실천해 왔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영상 어려움에도 협력사의 취약한 역량을 보완해줘 경영위기를 겪지 않고 생존할 수 있도록 완충 역할을 수행한 점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는 생산현장의 베테랑 직원들을 공장혁신전문가와 경영컨설팅전문가로 육성한 후 수개월간 협력사에 파견해 생산성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며 "협력사와의 공동혁신을 통해 창출한 협력사의 경영개선 실적은 성과공유제로 연결하고, 협력사의 높아진 경쟁력을 회사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는 정신은 LG전자가 말하는 '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