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S 시장 5배 성장..에너지 수요관리시장 확장

입력 : 2014-01-15 오후 4:47:35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전력정책이 전환기를 맞아 에너지 수요관리 시장 규모가 대폭 확장될 전망이다. 정부가 최근 국가 전력정책의 가장 큰 틀인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을 확정한 가운데 수십년동안 이어진 공급확대 전력정책을 폐기하고 수요관리형 정책으로 돌아설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민간발전사의 시장참여가 늘고 에너지관리시스템(EMS)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이 확대될 전망되면서 벌써부터 전력시장이 얼마나, 어떻게 커질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4일 정부는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오는 2035년까지의 국가 에너지정책 비전을 담은 2차 에기본을 심의·확정했다. 2차 에기본의 가장 큰 특징은 발전소를 지어 전력수요를 충당하는 공급확대 정책을 수요관리 정책으로 전환한 것.
 
◇전력 수급관리를 담당하는 전력거래소 상황실(사진=뉴스토마토)
 
경제가 발전하고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전력수요는 계속 늘어나는데 환경오염과 지역주민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발전소만 짓는 건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정부는 정보기술 기반의 수요관리시장을 활성화해 신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EMS다. EMS는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와 유·무선 통신기술, 데이터 수집과 모니터링·설비제어 기술 등을 결합해 실시간으로 에너지를 관리하고 제어하는 것으로 ESS 등 스마트그리드 구동의 핵심 기능이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선진국은 일찍부터 EMS에 눈을 돌린 결과 건물에 EMS를 구축한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시장이 2012년 17억8000달러에서  2020년에는 55억6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며, 가정용에너지관리시스템(FEMS)도 지난해 기준 113억달러 수준이었지만 2020년 224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의 EMS 시장은 미국과 유럽 등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정부가 2차 에기본을 바탕으로 수요관리시장 창출에 적극 뛰어들면서 연평균 2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15일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EMS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지만 업황과 시장성을 고려할 때 2013년 2590억원에서 2020년 1조4942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에너지관리시스템(ESM) 시장 전망(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상훈 산업부 에너지수요관리정책과장은 "지난해 13년 50인 이상 사업장 3000여개 중 4.9%가 EMS를 도입했고  EMS를 도입하지 않은 업체 중 8.5%가 앞으로 도입할 의사를 밝혔다"며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과 EMS 설치에 따른 투자비 회수규모, EMS 구축비용 등을 따질 때 BEMS의 시장규모가 FEMS보다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전기학회 관계자 역시 "EMS는 신재생에너지 관리와 탄소배출량 산정을 위한 그린데이터센터 구축에도 쓰이는 등 시장 활용성이 무궁무진하다"며 "EMS 구축에는 관련 산·학·연이 모두 동참하기 때문에 산업 연관효과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이마트(139480) 구로점은 2012년 5월 KT(030200)와 연계해 BEMS를 구축·운영한 결과 1년 만에 에너지 사용량을 전년보다 13% 줄였다.
 
김준동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투자여력이 있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EMS를 도입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EMS 도입 기업에는 각종 금융·세제상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겠다"며 "공공기관에도 EMS 설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절약 전문기업(ESCO: Energy Service Company) 사업도 유망하다. ESCO는 에너지 사용자를 대신해 에너지 절약시설을 구축·운영·투자한 후 여기에서 발생한 에너지 절감액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형태의 기업이다.
 
◇에너지절약 전문기업(ESCO) 사업 흐름(자료=뉴스토마토)
 
앞으로 정부가 자가발전기 사용을 늘리고 전력사용을 줄이기 위해 전기요금을 인상하면 기업으로서는 에너지를 절약해 비용을 줄이는 게 중요한 경영활동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삼성테크윈(012450)과 LG CNS, 롯데정보통신, 금호 ENG 등 47개 ESCO 업체가 활동중이지만 아직 시장규모가 크지 않고 ESCO의 개념조차 생소해 관련 시장의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겨울철 기온이 매년 낮아져 동계에도 여름철과 마찬가지로 전력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비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증가할수록 효율적인 전력 수급관리 능력을 갖춘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 ESCO 사업 예산으로 20억원을 편성했으며 기존 개별공장 단위로 구축된 EMS를 대규모 공장과 산업 클러스터로도 확장할 방침이다.
 
또 1월중으로 지난해 ESCO 사업실적과 EMS 구축성과를 평가하는 세미나를 열고 올해 사업추진 방향을 점검하기로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ESCO 사업계획을 조만간 공고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 전력 수요관리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EMS 표준화와 ESCO 기업, 통신사업자 등 전문기업 육성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올해 중으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제5차 에너지이용합리화계획, 제3차 에너지기술개발계획 등을 수립하고 2차 에기본에서 설정한 세부추진 과제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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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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