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캘퍼에게 3억 받은 증권사 직원 징역형 확정

입력 : 2014-01-16 오후 4:34:03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ELW(주식워런트증권) 거래와 관련해 '스캘퍼(초단타매매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증권사 직원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스캘퍼에게 전용선을 제공하는 등 혜택을 것은 증권사나 스캘퍼 모두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지만 혜택 제공을 대가로 증권사가 아닌 담당직원에게 돈을 주고 받는 것은 특경가법상 수재 내지 증재로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것이 판결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스캘퍼로부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특경가법상 수재)로 기소된 증권사 직원 현모씨(45·여)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2년6월과 벌금 3억, 추징금 3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현씨에게 금품을 건넨 스캘퍼 조모씨(44)와 김모씨(44)에 대해서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현씨는 증권사에서 IT지원부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조씨와 김씨로부터 전달받은 알고리즘 전략을 프로그램화해 증권사 전산시스템에 탑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업무를 수행했다"며 "조씨와 김씨가 증권사로부터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받아 ELW 매매를 하던 중인 2010년 6월3일경 현씨에게 3억원을 제공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현씨가 조씨 등에게 ELW거래에 사용할 차명계좌를 개설해 주기도 했다"며 "조씨와 김씨가 지급한 3억원 전부에 대해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김씨와 조씨는 ELW 개인투자자로서 현씨로부터 ELW매매주문을 일반 투자자들이나 다른 스캘퍼보다 빠르게 거래소에 도달될 수 있도록 전산상 혜택을 제공해주는 편의를 제공받고 자신들이 개발한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증권사 서버에 탑재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씨에게 3억원을 건넸다. 세 사람은 특경가법상 수재 및 증재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현씨에 대해 징역 5년과 벌금 3억, 추징금 3억원을 선고하고 조씨와 김씨에 대해서는 징역1년6월에 집행유예3년을 선고했다.
 
2심은 다만 "현씨가 이른바 스캘퍼 사건 수사에 적극 협조했고 조씨와 김씨는 현씨의 경제적 어려움을 딱하게 여기고 평소 친분관계를 고려해 3억원의 금액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2년6월과 벌금 3억, 추징금 3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증권사가 돈을 받고 스캘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유죄로 본 것이 아니라 회사가 아닌 증권사 직원 개인이 업무에 관해 돈을 받은 것을 유죄로 본 것"이라며 "회사가 투자자들과 계약을 맺고 전용선 등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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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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