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인사 전통대로..권오준 사장, 포스코 차기회장 내정(종합)

입력 : 2014-01-16 오후 5:32:27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정준양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이후 청와대 내정설 등 갖은 추측 속에 결국은 내부 출신 인사가 포스코 수장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로써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내부 출신 인사가 회장에 오르는 전통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물론 내부 인사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포스코를 전면 개혁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만큼 이해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은 그의 숙제로 남겨졌다. 또 청와대로부터 독립성을 확보, 정권교체마다 반복되는 CEO 교체의 잔혹사를 끊어야 하는 과제도 놓여졌다.  
 
포스코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권오준 사장(사진)을 차기 포스코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지난 15일 포스코 승계협의회가 권 사장을 비롯해 5명의 후보를 확정지은 지 하루 만에 결정됐다.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 내부를 추스르겠다는 의도다.
  
일각에서는 외부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나간 사이 일사천리로 진행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포스코 차기회장에 대한 관심도와 함께 외압이 심했다는 방증이다.
 
권 사장은 1950년생으로 서울대 금속공학과와 캐나다 윈저대 금속공학과(석사), 피츠버그대 금속공학과(박사)를 졸업했다. 1986년 RIST로 입사한 뒤 기술연구소장, 기술총괄장(부사장) 등을 거쳐 현재 포스코 기술부문장으로 재임 중이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손에 꼽히는 ‘기술통’이다.
 
또 유럽사무소장 등의 경험을 통해 해외 유력 철강사들과의 탄탄한 네트워크와 글로벌 역량을 갖추고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장점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누르고 최종후보에 선정된 이유로 알려졌다.
 
권 사장은 이날 차기회장 최종후보로 선정됨에 따라 오는 3월14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한편 포스코가 직면한 문제는 녹록치 않다. 이는 곧 수장으로 오를 그에게 주어진 몫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실적 개선과 함께 잃어버린 본연의 경쟁력을 복원해야 한다. 재무구조 개선도 시급하다. 계열사 정리 등 사업구조 재편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중에서도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와 중국 저가제품 공세로 낮아진 수익성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로 재탄생하며 경쟁구도를 확고히 하는 등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과거의 영예를 회복하지 않는 한 회장직은 독배가 될 수도 있다. 권 사장의 부담이 커졌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승근 기자
최승근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