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로버 이보크.(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강남 SUV’ 랜드로버가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태풍의 눈’이 됐다.
랜드로버는 SUV열풍과 맞물려 사상 최대 판매를 달성하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 심지어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이런 현상을 놓고 일각에서 초고가 판촉·마케팅을 벌여 마치 ‘부의 상징’으로 포장하면서 소비자들의 말초신경인 ‘과시욕’을 자극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랜드로버는 지난해 총 3103대가 판매돼 2012년(1916대) 대비 무려 62.0% 성장했다. 국내에 진출한 20여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2위는 재규어로 전년 대비 58.8% 증가한 1901대를 기록했다. 두 브랜드 모두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가 판매하는 수입차 브랜드로 그간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만연 하위급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급성장하던 2012년 말부터 신차를 대거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에 나섰고, 여기에 SUV 열풍까지 겹쳐 가파른 판매성장을 이뤄냈다.
랜드로버는 지난 9월 엔트리급 모델인 올 뉴 프리랜더2의 디젤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고, 디스커버리3 디젤, 레인지로버 스포츠 디젤로 이어지는 디젤 SUV 라인업을 완성했다.
디젤 열풍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인기 요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랜드로버는 세계 최초로 100% 알루미늄 모노코크 프레임을 적용했고, 서스펜션(완충장치)은 네 바퀴 독립식을 도입하면서 랜드로버는 혁신의 대표주자가 됐다.
뿐만 아니라 HDC(내리막 주행 안정장치)와 DSC(차체 제어장치) 등 첨단 장치도 추가해 디자인과 성능을 두루 만족시켰다. 덕분에 3세대 레인지로버의 경우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극찬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레인지로버 스포츠’ 모델을 선보였고, 4륜 구동 대표 SUV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랜드로버 더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문제는 가격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1억1680~1억3690만원), 올 뉴 레인지로버(1억6130~1억9840만원), 2013년형 디스커버리(8000~9580만원), 2013년형 레인지로버 이보크(7330~8060만원) 등 이들 모델들은 1억원을 호가한다..
2014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경우 미국 현지에서 MSRP(권장소비자가격) 4만5570달러 가격이면 구입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만 들어오면 2000~3000만원이 오른다. 2014 올 뉴 레인지로버는 MSRP 13만7024달러로 우리 돈 1억4500만원 수준이다.
물론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경우 현지 소비자 성향에 따라 기본 편의사항이 일부 빠져 있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차량은 거의 풀옵션에 수입된다. 그럼에도 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차량 가격이 비싼 건 사실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고가 정책을 쓰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에게 우리나라 소비자는 봉인 셈이다.
한 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수입차가 흔해지면서 일부 소비자는 더 비싸고 더 좋은 차량을 구입해 남들보다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욕구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보다 휠씬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국내에서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