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가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펼치며 4관왕의 영예에 올랐다. (사진=유투브 영상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러시아 국적으로 새롭게 출발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유럽선수권 대회 4관왕에 올랐다.
안현수는 20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4 유럽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남자부 1000m, 3000m 슈퍼 파이널에 이어 5000m 계주까지 이날 메달의 주인공을 겨루는 3개 경기에서 금메달을 모두 가져갔다.
이로써 전날 남자부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안현수는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으로 1500m를 제외한 모든 종목의 우승자로 4관왕이 됐다.
순위 포인트도 단연 안현수의 몫이었다. 안현수는 순위 포인트를 무려 102점이나 얻어 세멘 엘리스트라토프(러시아·60점)를 제치고 종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1000m 결승에서 1분24초940의 기록으로 엘리스트라토프(1분25초215)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낸 안현수는 상위권 선수 9명이 나선 3000m 슈퍼 파이널에서도 다시 4분47초462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5000m 계주에선 6분45초803로 러시아의 승리를 이끌며 정상에 올랐다.
이번 선전으로 안현수는 홈인 러시아에서 열릴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유럭 금메달 후보이자 한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단 측의 입장에서 매우 위협적 존재가 됐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의 영예에 오른 안현수는 부상, 빙상연맹과의 갈등, 소속팀 해체 등이 겹쳐 방황하다 2011년 러시아 국적을 얻었다.
지난 2012년 2월부터 러시아 대표 선수로 뛰기 시작한 안현수는 부상 경력과 많은 나이에도 잇따라 메달을 따냈다. 2012~2013시즌 6차례 월드컵 개인전에서 금3-은1-동2개 메달을 따낸 그는 2013~2014시즌 4차례 월드컵 개인전에서는 금2-은4-동2 메달을 가져가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동계스포츠의 강국으로 꼽히지만 쇼트트랙에서 아직 한 번도 메달을 따내지 못한 러시아는 안현수를 통한 메달의 획득을 간절하게 기대하는 모습이다.
안현수도 소치 동계올림픽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굳게 벼르고 있다.
부상을 딛고 일어선 안현수가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쇼트트랙 황제의 자리에 다시 등극할지 러시아는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