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 2개월간 이어진 반정부 시위를 억압하기 위해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시위대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 경찰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를 향해 고압 방수포를 사용했고, 이에 약 94명의 사람들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위와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안에 최종 서명했지만, 이는 반정부 시위대를 더욱 자극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번에 최종 승인된 법안에 따르면 마스크나 헬멧을 착용했거나 텐트를 설치하는 시위자 또는 정부 청사의 진입을 막은 시위자는 5년간 수감된다.
또 5명 이상의 시위대를 태운 차량의 운전자는 벌금을 내거나 2년간 면허가 정지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나 헬멧 대신 냄비와 체를 머리에 쓰고 거리로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 독립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시위가 절정에 달했다(사진=로이터통신)
볼로디미르 페센코 펜타 정치분석센터 대표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람들에게 겁을 주고 싶었지만, 이 같은 의도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며 "시위대들은 법을 무시하고 오히려 더 맞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정부 측이 더 강한 압력을 가한다면 그 뒤엔 더 강한 저항이 있을 뿐"이라고 우려했다.
비탈리 크리츠코 야당 원내 총무는 전날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만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해산돼야 한다"고 조언했으나 대통령은 이를 못들은 척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키예프에 있는 미 대사관은 우크라이나 정부 측에 시위대와 대화할 것을 촉구했고, 이에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대통령 위원회를 구성, 다음날 시위대측과 접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