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네. 어렵게 취직에 성공하고 나니 또 다시 결혼이라는 관문이 눈앞에 닥쳐옵니다. 나도 이제 경제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는 기분을 만끽할 새도 없이 닥쳐올 이벤트 준비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데요. 2012년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 조사에 따르면 평균 결혼비용으로 남성은 7546만원, 여성은 5227만원을 지출했다고 합니다.
사회초년생이 결혼자금 마련을 최우선 목표로 저축을 시작한다면 여기에는 크게 세로저축과 가로저축의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자면 언젠가 반드시 쓰일 돈이라면 동시에 저축을 하는 가로저축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 네. 가로저축, 세로저축이 무엇인지 먼저 설명해주시죠.
기자 : 먼저 세로저축이란 다가오는 이벤트를 순서대로 하나씩 처리해나가는 저축방식을 말합니다. 결혼자금 마련, 자녀양육, 주택마련 등 닥치는 이벤트들을 그때그때 준비해나가는 것입니다. 세로저축을 하게 되면 당장의 이벤트에는 집중적으로 대처할 수 있지만, 노후준비를 할 수 있는 여력과 기간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가로저축은 결혼, 자녀양육, 주택마련 등과 같은 이벤트를 동시에 준비해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같은 시점에 시작해서 최대한 오랜 기간에 걸쳐 저축해나가는 방식인데요. 가로저축을 하게 되면 인생의 다양한 이벤트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고, 노후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앵커 : 세로저축은 이벤트들을 하나씩 대비해 나가는 것, 가로저축은 다양한 이벤트들을 한꺼번에 준비해 나간다는 말씀인데요. 이 개념만으로는 가로저축이 왜, 얼마나 더 좋은건지 잘 와닿지가 않는데요.
기자 : 네. 간단한 예를 들어 어 앵커께서 5년 후에 결혼을 목표로 이번달부터 100만원씩 저축을 하기로 했다고 가정을 했을 때 세로저축은 100만원을 모두 결혼자금 마련에 쓰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가로저축은 90만원은 결혼자금으로 저축하고, 나머지 10만원은 노후준비용으로 모으는 것입니다. 5년 후 결과를 살펴보면 연 수익률을 4%로 가정했을 때 세로저축은 6670만원을, 가로저축으로는 5950만원을 모으게 됩니다. 세로저축을 하는 경우 720만원 가량을 더 모을 수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노후자금 준비를 시작하는 시간이 5년 뒤쳐지게 되죠? 노후자금까지 포함해서 다시 계산해보면 65세가 된 시점에 세로저축으로는 9000만원, 가로저축으로는 1억1600만원의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가 있습니다. 인생 전체로 살펴보면 가로저축이 훨씬 유리한 저축법이 되는 것입니다. 이윤재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원말씀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 가로저축을 하는 경우 결과적으로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 이유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효과때문이라는 말씀이네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가로저축을 하게 되면 더 오랜 시간동안 이자에 이자가 붙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같은 개념은 부채상환에 있어서도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7000만원을 금리 6.5%에 안고 있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부채를 갚기 위해 월급의 저축가능 금액 140만원 전액을 부채 상환에 올인했을 때와 저축가능액 140만원 중 100만원은 대출상환에 쓰고 나머지 40만원을 노후 대비용으로 활용했을 때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럴 경우 전액을 부채상환에 올인했을 때 당연히 더 적은 이자 비용을 내고 대출을 상환할 수 있습니다. 부채상환에 올인할 경우 5년 동안 이자비용 1220만원을 내고 부채를 털 수 있고, 노후준비와 함께 했을 경우 7년 동안 이자비용 1730만원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부채상환에 올인한 경우 노후준비를 5년 늦게 시작하게 되는 셈인데요. 65세에 노후 저축을 돌려받는다고 생각해보면 복리 수익률 6%를 가정했을 때 5년 먼저 노후준비를 시작한 경우 1억6000만원을 더 많이 저축하게 됩니다. 2년 동안 더 많이 부담한 이자를 감안하더라고 1억5000만원 이상 더 저축한 것이 됩니다.
앵커 : 돈을 모을 때도, 돈을 갚을 때도 가로저축이 보다 현명한 방법이라는 말씀이네요. 물론 개인에 따라 부채상환이나 저축에 대한 가치관이 다를 수 있지만 저금리·고령화 시대인 만큼 길어진 노후를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일찍 은퇴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점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