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IT '세계1위'..자동차·철강도 세계 최고 수준

식음료·유통·제약·금융 등은 '우물안 개구리'

입력 : 2014-01-22 오전 9:00:55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산업이 26개 주요 업종 가운데 9개 분야에서 글로벌 매출 ‘톱10’에 올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철강·조선·전자·자동차·반도체 등 중후장대 업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유통·식음료·제약·은행·보험 등 생활업종 제조업과 금융 부문에서는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경쟁력이 명확하게 엇갈리면서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도 달랐다.
 
2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의 업종별 순위를 조사한 결과, 26개 업종 중 국내 기업이 10위권 이내에 오른 업종은 총 9개로 조사됐다.
 
글로벌 순위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을 기준으로 매겼으며, 일부 회계기준이 다른 기업들은 반기 실적을 반영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업종은 IT와 조선, 두 곳이다.
 
IT업종에서 삼성전자(생활가전부문 제외)는 지난해 9월말 기준 매출이 1243억달러로 애플(2위, 1164억달러), HP(3위, 839억달러), 지멘스(4위, 780억달러), IBM(5위, 721억달러) 등을 제치고 글로벌 톱에 올랐다. 이들 ‘톱10’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매출 비중도 18.1%에 달했다.
 
조선업에서는 세계 ‘톱10’에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국내 기업이 무려 6개나 포진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367억달러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삼성중공업(3위), 대우조선해양(4위), 현대미포조선(6위), STX조선해양(7위), 한진중공업(8위) 등이 10위권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미쓰이조선은 각각 2위와 5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2위에 오른 업종도 철강, 반도체, 휴대폰, 해운 등 4개에 달했다.
 
포스코는 룩셈브루크 아세로미탈에 이어 세계 2위의 철강업체. 아세로미탈은 3분기 누적 매출액이 596억달러로 포스코(423억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동국제강은 나란히 12~14위를 차지했다.
 
휴대전화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1164억달러로 삼성전자 휴대전화 부문 매출(978억달러)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1, 2위 간 격차에 2, 3위 간 격차는 8배 이상에 달해 휴대전화 양강구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3위는 119억달러의 매출을 보인 소니, 4위는 노키아, 5위는 LG전자였다.
 
반도체는 미국 인텔(389억달러)에 이어 삼성전자(252억달러)가 2위를 차지했고, SK하이닉스(101억달러)는 5위에 올랐다.
 
해운은 덴마크 AP몰러매스크(439억달러)에 이어 한진해운(73억달러)이 6위를 차지했고, 현대상선도 56억달러로 8위에 올랐다.
 
이외에 국내기업이 글로벌 톱10에 포함된 업종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담배 등 3개 업종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세계시장에서 지난해 9월까지 943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폭스바겐(1968억달러), 토요타(1877억달러), 다임러벤츠(1160억달러), GM(1150억달러), 포드(1099억달러)에 이어 6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의 선전에 힘입어 자동차부품 회사인 현대모비스도 233억달러로 세계 7위에 올랐다. KT&G는 담배부문에서 세계 9위를 기록했다.
 
반면 식음료·화장품·제약·유통·통신·보험·금융(은행) 등 생활형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에서는 대부분 등외 순위를 기록하며 크게 부진했다.
 
중국 ICBC, 영국 HSBC, 일본 미쓰비시파이낸셜, 미국 JP모간, 중국 건설은행 등이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금융그룹 분야에서 국내 은행은 단 한 곳도 20위권 이내 순위에 들지 못했다.
 
ICBC의 총자산이 3조625억달러인데 반해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빅4 금융그룹은 3000억달러 안팎으로 10분의1 수준에 그쳤다.
 
소매유통 분야에선 롯데쇼핑이 122억달러로 글로벌 순위 29위를 기록했으나, 1위인 월마트(2309억달러)에 비해서는 5% 수준에 불과했다.
 
식음료 분야의 선두주자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반기 누적 46억달러의 매출로 세계 1위 네슬레(477억달러)의 9.6%를 차지하면 간신히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제약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유한양행(6억달러)이 세계 1위 존슨앤존슨(530억달러)의 1% 수준으로 크게 미미해 4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화장품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3분기 누적 각각 31억달러, 22억달러로 세계 15위와 16위를 차지했다.
 
이외 건설, 방위산업, 우주산업, 광고, 신용카드, 자산운용, 주류, 의류 등에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상위 2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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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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