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다음달 은행에 자본 수혈"

"3월 위기설 현실화 가능성 희박"

입력 : 2009-02-23 오전 10:50:20
[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정부가 다음달 중 국내 은행에 대한 자본수혈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은행들의 신청을 받아 3월 중 은행자본확충펀드를 통해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일단 금융위는 기존의 방침대로 한국은행 10조원, 산업은행 2조원, 기관과 일반투자자 8조원 등 모두 20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은행의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을 인수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그러나 은행들의 우려를 감안해 경영권 간여 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감독원이 권고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기본자본비율(Tier1)에 미달한 은행은 우리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농수협 등 11곳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9%를 채우는 데 필요한 자본은 모두 9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금융위는 일부 은행들이 지난해 11~12월 정부의 지급보증을 통해 외화차입을 하면서 체결한 양해각서(MOU)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주의 조치를 내리는 한편 경영실태 평가에 이같은 결과를 반영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또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이른바 '3월 위기설'은 현실화 가능성이 적다고 일축했다.
 
'3월 위기설'이란 다음달 중 일본계 자금의 급격한 유출과 외국인 채권투자의 만기 집중, 동유럽 국가의 위기설이 몰리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을 뜻한다.
 
금융위는 "일본계 차입금의 57%가 2010년 이후에 만기 도래할 뿐 아니라 1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은 19억8000만 달러로 규모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현재 일본계 자금의 국내 채권 투자액은 2400억 원, 주식투자액은 3조3000억원으로 채권과 주식에 대한 전체 외국인 투자액의 각각 0.6%, 2.0%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외국인들은 지난달과 2월 현재 각각 1조1000억원과 1조4000억원의 국내 채권을 순매수했고,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3조5000억원 수준이다.
 
또 건설, 조선사에 대한 2차 신용위험평가와 44개 대기업 그룹 재무구조평가가 4월 안에 진행되는 등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기초작업이 올 봄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경기 침체에 따른 제2금융권의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에 선제적인 자본확충을 추진하거나 인수, 합병(M&A) 등을 유도하기로 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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