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여풍에도 여성임원 선임 못하는 산은..난감

내부 출신 선임하려면 6년 이상 걸려
기업금융 특성·보수적 분위기 등 여직원 적어

입력 : 2014-01-25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첫 여성 은행장으로 물꼬를 튼 이후 은행권은 앞다퉈 여성임원 선임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 정책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추진하는 산업은행은 안절부절인 모양새다.
 
◇산업은행 본점
업무특성과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산업은행에서는 파격 승진이 아닌 이상 여성임원을 배출할 차수의 직원이 없기 때문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여성 대통령 배출과 관련 첫 여성행장 선임 이후 여성임원을 배출하거나 늘리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순철 신한은행 부행장보를 승진 시키면서 역대 최초 여성임원을 배출했다.
 
하나은행도 김덕자 남부영업본부장과 천경미 대전중앙영업본부장을 첫 여성 전무로 승진시켰고 정현주 서청담지점장도 임원급인 남부영업본부장으로 승진해 총 3명의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외환은행에서는 최동숙 본부장은 영업지원본부 담당 전무로 선임하면서 최초 내부 출신 고위 임원을 탄생시켰다.
 
국민은행도 박정림 국민은행 WM사업본부장을 전무로 승진시켰으며 우리은행은 지난해 3월 김옥정 강남2영업본부장을 WM사업단 상무를 승진시켰다.
 
지방은행은 대구은행도 양현숙 대구은행 PB센터장을 시너지영업추진단장으로 선임하면서 지방은행 최초로 여성 본부장을 배출했다. 농협은행도 임원은 아니지만 문갑석(53) 수탁업무부장을 첫 여성 본부부서장으로 발탁했다.
 
더욱이 첫 여성은행장을 배출한 기업은행은 김성미 남중지역본부장을 부행장에 선임해 여성임원의 비중을 늘리면서 단순한 바람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정책금융기관의 대표격인 산업은행은 여성임원 발탁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아직까지 내부출신으로 배출할 만한 여성임원이 없기 때문이다.
 
부행장급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1급 부장이 되야 하지만 현재 1급 부장 2급 부부장 가운데 여성직원은 한명도 없다.
 
보통 2급 부부장과 1급 부장을 거쳐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짧게는 6년에서 길게는 10년이 지나야 여성임원이 겨우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은 관계자는 “80년 말에서 90년 초 200명의 직원을 뽑는다면 4~5명만 여성 직원이었고 대부분 IT 프로그램 관련 업종이어서 실질 업무 경험을 쌓은 직원들이 많지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업계에서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보수적인 형식을 탈피하고 개혁을 해야하기 위해서는 외부 여성임원의 배출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곈자는 “기업은행이 첫 여성 은행장이 나왔는데 산업은행도 보수적인 은행문화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외부 여성임원의 채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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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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