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최근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미국 경기의 회복세를 확신할 수 있을까.
지난해 3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4.1%를 기록해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스티븐 로치 전 모건스탠리 회장(사진=로이터통신)
27일(현지시간)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전 회장은 "언뜻 보기에는 미국의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것 같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2분기 연속 GDP 성장률이 강세를 나타냈다는 것만으로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기조에 돌입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로치 전 회장은 실제로 지난 2010년 2~3분기, 2011년 4분기~2012년 1분기에도 연속적으로 GDP 성장률이 가속화되는 듯 보였지만, 이후 성장세가 유지되지 못했던 사례를 지적했다.
그는 "성장률이 가속화되는 것은 재고 증가에서 기인하지만, 대부분의 재고증가세는 유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1~3분기 동안 기업들의 재고 투자는 총 GDP 성장률 2.6%에서 38%를 구성했었으나 이 같은 비율은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로치 전 회장은 미국인들의 높은 가계부채 비율 역시 미국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가계의 총부채 상환비율(월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09%로, 2007년 당시 고점 135%보다 많이 하락한 상태다.
그러나 같은 기간 실질 개인 소비지출의 연간 성장률은 평균 2.2%에 불과했다. 금융위기 이전의 추세 3.6%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결국 최근 미국 실업률의 하락도 구직 포기자들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그는 "지난달 노동참여인구의 비율은 2008년 초 66%에서 62.8%로 줄었다"며 "당시의 노동참여인구라면 현재 실업률은 6.7%가 아니라 11%가 되는 것이 맞다"고 심각성을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회복의 길을 가고 있긴 하지만, 경제 전문가 다수는 경기를 금융위기 이전으로 되돌리는 과정은 더디고 고통스러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