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인공데크(인공대지), 가구수 축소, 설계변경 등으로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진 가좌지구 행복주택이 건설사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경의선 가좌역 주변 유휴부지 2만5900㎡에 조성되는 가좌지구 행복주택 건설공사 제1공구의 입찰자격심사(PQ) 결과 진흥기업 컨소시엄 외에 응모한 건설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효경쟁 미성립으로 유찰되면서 다음달 4일까지 신청 기한이 연기됐만, 여전히 참여하려는 건설사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현장설명회도 진행 중이고 다음달까지 시간도 있으니까 그 때되면 (응모한 건설사들이) 왠만큼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대로라면 오는 4월 착공, 2016년 상반기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겠다는 정부의 당초 계획에 다소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대부분 대형 건설사들은 가좌지구 행복주택 사업에 참여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사업을 검토하긴 했지만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중견 건설사들간 경쟁으로 결론 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A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다른 건설사들도 건설경기가 안 좋을 때 정부입찰건이 나오면 분명 검토를 할 것"이라며 "나서지 않는 이유는 가구규모도 적고 수익성이 안 좋아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처음 가좌지구에 조성될 행복주택의 가구수는 650가구였지만 주민반발에 362가구로 축소됐다. 줄어든 가구만큼 수익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인공데크에 따른 설계비 과다, 공기연장으로 인한 추가비용 등이 예상돼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말 정부는 가좌역 위에 인공데크를 만들어 공원과 보행로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지난 16일에는 LH와 함께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을 시행사로 추가 지정했다. 이로써 철도공단은 철도시설 관련 인허가와 인공데크의 설계·건설 공사 관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철도공단에 따르면 가좌지구 1609.23㎡규모의 인공데크를 조성하는데 약 7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면적대비 비용을 따져보면 3.3㎡당 약 1440만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하중에 따라 교각 두께를 달리하는데 교각두께에 따라 비용이 달라 질 수 있다"며 "(철도공단은) 처음으로 인공데크를 설계한 것으로 비용이나 면적, 추후 계획은 LH가 전담해서 사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운행 중인 가좌역에 인공데크를 조성하는데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기에 공사기한 까지 연장된다면 비용은 천정부지로 추가 될 수 있고, 공기를 맞추기 위한 부실공사 우려까지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4대강 사업을 포함해 그간 정부의 과도하게 낮춰 책정한 비용 역시 건설사들이 이번 공사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열차가 다니는 철로 위에 인공데크를 설치하는 과정이 사실상 시간·비용이 많이 든다"며 "열차가 다니지 않으면 인공데크를 설치하는데 문제가 없겠지만 기차가 운행 중인데 위에서 공사를 하다 사고라도 난다면 사건이 일파만파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그는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시간에 공사를 한다고 해도 하세월일 것"이라며 "보통 건축은 자재비보다 시간비용이 가장 크다. 철도부지의 땅값은 저렴하겠지만 인공데크를 지어 놓은 인공대지의 값은 상당히 높아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공데크(인공대지) 위에 지어진 양천구 신정동의 양천아파트 전경(왼쪽)과 인공데크의 모습(오른쪽) (사진=문정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