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얼마 전 선데이토즈의 신작 모바일게임인 ‘애니팡2’를 두고 논란이 분분했습니다. 킹닷컴의 유명 퍼즐게임 캔디크러쉬사가와 너무 흡사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국내 벤처업계에서 해외 검증된 서비스 모델을 모방하는 일은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선데이토즈 말고도 잘 나간다는 벤처기업인 카카오, 티켓몬스터, 쿠팡,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을 살펴보면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카카오톡 이전에 이미 MSN, 와츠앱 등이 존재했고, 티켓몬스터와 쿠팡은 그루폰의 웹사이트를 거의 그대로 모방해 내놓았습니다. 파티게임즈의 아이러브커피와 네시삼십삼분의 수호지 또한 플레이피쉬의 레스토랑 시티, 슈퍼셀의 크래쉬오브클랜스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좋게 말하면 벤치마킹, 나쁘게 말하면 표절이라 할 수 있는데요. IT업계에서 횡행한 따라잡기 전략, 어떻게 봐야할까요?
벤치마킹이라는 말은 1980년대부터 사용됐습니다. 당시에는 도요타 자동차, 소니 워크맨으로 대표되는 일본 제조업체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습니다. 미국회사들은 시간이 갈수록 경쟁에서 도태되면서 어떻게 반전을 모색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가장 먼저 한 일은 적에 대해 분석한 것입니다.
그 결과 성공배경에는 숙련공과 자동화 생산기기를 통해 고품질 적정량의 상품을 뽑아내는 이른바 ‘린 프로덕션’이 있음을 깨닫고 이를 따라했습니다. 추가로 그간 쌓아왔던 정보기술 역량을 더해 극적인 생산성 향상을 이뤘고 일본회사들을 따라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사실은 몇가지 교훈점을 줍니다. 우선 잘 나가는 기업을 베끼는 일은 아주 효과적인 전략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신생기업일수록 이러한 효과는 많이 나타나기 마련인데요. 기획 및 시장조사에 대한 리소스를 최소화하고 실행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격하게 말해 “실리콘밸리에서 떴는데 아직 우리나라에 없네. 서비스 수요층만 있으면 그대로 따라하자”는 행보가 먹힐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방을 하더라도 견조한 성장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개성과 혁신을 부여해야 합니다. 초기에는 아이디어를 빌렸다 하더라도 시장안착에 성공해 회사가 커진다면 장기적 비전, 건전한 기업문화, 체계적인 사업전략, 신성장동력 확보, 위기관리능력 등이 필요한데 이들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선데이토즈가 소셜네트워킹게임(SNG) 개발사 징가의 성장전략을 많이 참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징가는 빠른 기동력과 벤치마킹을 통해 급성장한 회사인데요. 그만큼 잡음이 많았고, 앞서 언급한 내부역량을 쌓지 못하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선데이토즈로서는 마땅히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것입니다.
◇ 애니팡2 (사진제공=선데이토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