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사기대출사건)KT ENS와 은행업계, 책임소재 공방

입력 : 2014-02-10 오후 5:35:37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3000억원대 사기대출 사건의 책임소재를 놓고 KT ENS와 은행권 간의 책임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피해 은행들은 대출에 사용된 KT ENS의 법인인감이 진본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에 따라 인감을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지 못한 KT ENS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한다.
 
반면 KT ENS는 대출에 사용된 법인인감은 사명변경 전의 것이며, 은행들이 대출서류 확인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은행들 "범행에 사용된 인감은 진본"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T(030200)의 네트워크 엔지니어링 자회사 KT ENS(구 KT 네트웍스) 직원의 사기대출에 사용된 인감이 KT ENS의 법인인감 진본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검사국 관계자는 "확인한 바로는 (진본 법인인감이) 맞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당국을 통해 대출에 사용된 법인인감이 위조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은 상황"이라며 "인터넷 등기소를 통해 발급된 정상적인 인감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KT ENS의 영업부서 부장급 직원이었던 김모씨가 법인인감 진본을 이용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것이라면 회사 측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구매나 자금 담당자가 아닌 영업팀 직원이 회사 인감을 사용했다는 것은 회사도 일차적으로 관리가 소홀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출사기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한 시중은행의 모습.(사진=뉴스토마토DB)
 
◇KT ENS "문제의 인감은 예전 인감"
  
이에 맞서 KT ENS는 대출서류에 사용된 인감이 현재 사용되는 인감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KT ENS는 지난해 8월 사명을 KT네트웍스에서 KT ENS로 변경했다.
 
하지만 이번에 일부 은행권 대출서류에 낙인이 찍힌 인감은 사명 변경 이전의 명의로 돼 있고, 일부 서류에서는 사옥을 판교로 옮긴 후에도 과거 역삼동 주소가 적혀져 있었다고 밝혔다.
 
KT ENS는 금융기관에서 제시한 서류 중 일부 언론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위조된 문서임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KT ENS 관계자는 "일부 금융사가 보유 중인 채권양도승낙서를 보면 사명은 'KT ENS'로 돼 있지만 인감은 사명변경 전의 'KT 네트웍스'가 날인돼 있다"며 "서류에 적힌 사명과 법인인감의 이름이 다른데도 승인한건 은행의 잘못이다. 조작된 서류가 돌아다니고 있는데 은행이 체크를 못한다는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은행권에서는 법인 인감이 진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해당 서류들을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사건의 실체가 규명되기 위해서는 법적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KT ENS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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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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